[아침신문 솎아보기] 황대헌·이준서 선수 연달아 실격, 대신 중국선수 진출 편파판정 시비
집단감염·교주횡령 등 잠잠했던 신천지, 조·중·동·서울·세계·한국 6개 일간지에 뒷면 전면광고
지난 7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황대헌, 이준서 선수가 연달아 영상판독 결과 반칙이 선언돼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중국에 대한 편파판정 비판이 거세졌다. 한국 선수들이 패널티로 떨어진 자리에 공교롭게 중국선수가 결승에 진출했고, 결승전에서도 헝가리 선수가 1등으로 들어왔지만 역시 석연찮은 이유로 금메달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8일자 신문들은 일제히 편파판정을 비판했다.
코로나 역학조사 방해, 교주의 횡령 등으로 사회적 활동을 자제하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이 주요 일간지에 홍보광고를 실었다. 6개 일간지에 뒷면 전면광고로 교주인 이만희 총회장이 요한계시록 유튜브 특강 행사를 알리는 내용이 실으며 대대적인 활동을 예고한 셈이다.
연일 언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보수 언론이 반복해오며 단일화 여론을 만든 가운데 사실상 안 후보에게 양보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아직 단일화 협상이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8일자 신문에선 한발 앞서 단일화 명분을 만들 것을 주문했고, 한겨레는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단일화 이슈를 띄운다고 보도했다.
4년전 “베이징 대회 공정할 것” 주장한 중국
“선넘은 편파” “격 잃은 올림픽” 격분한 언론
국민일보는 1면에서 황대헌 선수가 중국선수 두명을 제치는 장면을 사진기사로 보도하며 “이게 반칙이라니…”라고 설명을 달았다. 이 신문은 2면 기사에서 “대회 전부터 한국 쇼트트랙은 베이징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며 “개최국 중국의 존재가 같은 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대표팀에 편파판정 등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서”라고 전했다. 대표팀 맏형인 곽윤기 선수는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판정을 예로 들며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고 걱정했는데 현실화한 것이다.
국민일보는 “중국 대표팀은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모든 국가 중 가장 많은 실격을 기록했다”며 “당시 중국 선수들은 심판이 한국에 유리한 판정을 했다고 공공연히 주장하며 ‘2022년 베이징 대회는 공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석에 따라 보복판정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중국 대표팀은 선수교대 당시 터치가 되지 않았는데도 금메달을 땄다며 비난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2면 “황대헌, 中선수 2명 절묘한 추월…‘레인 변경 반칙’ 석연찮은 실격”에서 “황대헌은 선두로 경주를 마쳤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레인 변경이 늦어 신체 접촉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실격 처분을 받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해설위원들의 평가도 전했다.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딴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황대헌이 세계적으로 박수갈채를 받을 만한 플레이를 선보였는데 판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2014년 소치 대회 여자 1000m 금메달리스트 박승희 SBS 해설위원은 “황대헌은 추월 과정에서 어떤 신체접촉도 없었다”며 “오히려 황대헌의 왼쪽 무릎을 손으로 친 리원룽에게 실격을 줘야하는 상황,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다른 매체들도 쇼트트랙 판정에 의문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1면 “선 넘은 편파 판정…쇼트트랙 ‘쇼크’”, 서울신문 2면 “‘바람만 불어도 실격’…곽윤기 예언, 현실이 됐다”, 세계일보 1면 “황대헌 준결승 1위에도…어이없는 실격”, 한국일보 1면 “황당한 실격·실격…격 잃은 올림픽”, 한겨레 “‘옷깃만 스쳐도 실격’ 최악 편파 판정”, 조선일보 2면 “중국과 스치지도 않았는데…황대헌·이준서 황당 실격” 등 한목소리로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서 중국 런쯔웨이 선수가 결승에서 1위로 달리던 헝가리 류 사오린 선수의 팔을 잡아당기는 사진을 싣고 “이래도 중국은 금메달”이란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SBS는 지난 7일 쇼트트랙 경기 생중계를 마치면서 그동안 중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저지른 노골적인 반칙장면 10개를 모아 송출했다.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의 빙질 문제도 논란이다. 여자 500m 준준결승부터 빙질 문제로 미끄러지는 선수가 많았고, 한국의 최민정 선수도 넘어졌다. 황대헌 선수가 경기 전 “빙질의 성질이 계속 변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고 했는데 빙질이 장벽이 된 셈이다.
지난 5일자 경기에서도 다수의 선수들이 특정 구간에서 넘어졌고, 혼성 계주에서 박장혁 선수도 미끄러져서 예선탈락했다. 비슷한 구간에서 여자 500m 세계랭킹 1위인 쉬자너 스휠팅(수잔 슐팅·네덜란드)이 혼성 계주 준결승 도중 넘어졌다. 7일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는 박장혁 선수가 2위로 무난한 레이스를 보이다 넘어지면서 중국 선수 스케이트에 손을 다쳐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
윤홍근 선수단장은 8일 오전 11시 전날 판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신천지, 일간지에 대대적 광고하며 본격 활동
8일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국일보 등 6개 신문은 뒷면 전면광고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온라인 특강 홍보내용을 실었다.
기독교계 대안매체인 ‘뉴스앤조이’는 지난달 7일 “신천지 반사회적 모습 드러났는데도…‘조선일보’·‘한겨레’ 등 대대적 광고 게재”란 기사에서 “국내 첫 번째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2020년 2월경, 언론들은 신천지의 문제점을 비롯해 역학조사 방해, 교주 이만희 횡령 등에 관한 보도를 쏟아 냈고 한동안 신천지를 향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신천지는 대내외 활동을 축소했다”며 “한동안 잠잠하던 언론들이 또다시 신천지 광고를 받아 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뉴스앤조이 보도를 보면 조선일보,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이 지난해 10월이후 지난달 5일까지 신문 뒷면 전면광고로 온라인 세미나 행사를 알렸다. 또한 여러 지방지나 인터넷 매체에서 ‘기사형광고’로 의심할 만한 신천지 홍보 기사가 대거 실린 사실도 보도했다. 뉴스앤조이는 이러한 무분별한 광고 게재를 비판하며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측에서 “신천지 광고를 싣는 건 피해자에겐 2차 가해”라는 비판 목소리도 보도했다. 사실상 신천지가 본격 활동을 시작한 셈이다.
8일 종합일간지 뒷면광고뿐 아니라 해당 특강을 홍보하는 기사가 다수 지방신문에 보도됐다. 관련 기사 제목이다.
전국매일신문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천국 비밀 계시록 증거’ 특강…유튜브 통해 중계”
일간경기 “신천지 15일 요한계시록 유튜브 특강”
경북신문 “이만희 총회장, 천국 비밀 계시록 증거 특강”
경도신문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요한계시록 특강 ‘천국 비밀 계시록 증거’ 유튜브 생중계”
경인종합일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오는 15일 요한계시록 특강”
충청신문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라’ 하신 성경 속 ‘물’의 바른 증거는?”
대전투데이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오는 15일 요한계시록 특강”
서울매일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천국 들어가”
동아 “정권교체 이상의 명분과 비전이 관건”
한겨레 “안철수 완주한다는데”
국민일보는 지난 3~6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관련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국민일보는 101명과 전화통화를 했고 이중 67명(63.8%)이 단일화에 찬성 입장이라고 전했다. 단일화에 반대 의견을 낸 의원은 16명(15.2%)에 불과했다.
최근 보수성향 신문에서는 칼럼이나 사설에서 직접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야당을 압박해왔다. 단일화 실패 상황을 “국민에 대한 배신”, “오판” “죄악” 등의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단순히 이번 대선에서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라는 차원의 분석을 넘어 언론이 선수로 뛰는 모습이었다.
[관련기사 : ‘역사의 죄인’ ‘국민 배신’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압박 선수로 뛰는 언론]
이런 가운데 8일 동아일보는 사설 “尹-安 단일화 논의, 정권교체 이상의 명분과 비전이 관건”에서 “단일화 협상이 개시될지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면서도 “정권교체는 야권의 목표는 될지언정 그 자체가 단일화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공정과 상식’ ‘555 성장전략’을 각각 내세운 두 후보가 어떤 국정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지, 대선에 승리한다면 어떻게 정권을 공동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한 청사진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주장이 나오자, 아직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단일화 명분부터 찾아 놓는 꼴이다. 동아일보는 이번 사설에서도 “한 달도 남지 않은 선거 기간 내낸 ‘안일화’ ‘윤일화’ 하며 옥신각신하고, 내각 지분이나 6월 지방선거 공천권 등을 놓고 다투기만 하다간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며 재차 단일화를 주장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사설 “단일화 논의, 선거공학적 이벤트면 역효과 명심을”에서 “단일화 자체가 당선을 보장하는 만능 열쇠일 수 없다”며 “안 후보는 그간 ‘정권교체가 되고도 달라지는 게 없으면 정권교체가 무슨 소용이 있냐’며 ‘닥치고 정권교체’에 선을 그었다. 비전과 가치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 셈이다. 단일화 논의에서도 이런 점이 빠진다면 설사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권력 나눠 먹기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 이벤트 때문에 정책 경쟁이 뒤로 밀리고 후유증도 상당했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단일화 줄다리기가 재연된다면 유권자들의 염증과 피로감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비슷한 우려를 전했다. 1면 기사 “안철수 완주한다는데…‘단일화 이슈’ 띄우는 국민의힘”에서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완주 의사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며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론’을 확고히 하기 위해 단일화 카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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