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대피를 시도할 새도 없었던 듯하다.
30만㎥ 규모의 토사와 돌들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려 작업자 3명을 덮쳐버린 참사가 설 연휴 첫날인 29일 오전 10시께 발생했다.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의 석재 채취장에서 연휴임에도 일을 하던 3명은 석재 채취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업장은 평소에도 휴일 작업이 이뤄졌다고 한다.
오후 6시 현재까지 구조작업에서 매몰자 3명 중 2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관계 당국의 전언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의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당시 채취 작업은 절벽 쪽 벽면을 계단식으로 파 내려가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던 중 맨 꼭대기에 있던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가 갑자기 무너져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60m 정도의 토사가 쌓여 있다.
쌓인 토사의 높이는 아파트 8층에 해당하는 20∼25m가량으로, 무너져내린 토사의 양을 추산해본 결과 대략 30만㎥라고 한다.
당시 매몰된 3명 중 2명은 천공기(구멍 뚫기) 작업 중이었고, 나머지 1명은 굴착기 작업 중이었다.
이 가운데 굴착기 작업자 A(55)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께 굴착기 조정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당시 작업자들이 사고를 감지한 뒤 대피할 시간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후 1시 45분께 발견된 천공기 작업자 B(28)씨의 시신은 A씨와 약 10m 이내에 있어 그 역시 무너진 토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작업은 인근에 물웅덩이가 있고 주변 일부에서 2차 붕괴 위험까지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사고가 난 채취장은 전체 면적이 약 43만㎡로 광대한 규모다.
이날 채취장에서 일했던 작업자는 매몰자 3명을 포함해 약 1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사고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채취장을 운영해온 삼표산업은 지난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기업이어서 처벌 '1호' 기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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