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의 재구성] 전방위 압수수색 직후부터 적극 참전... 약 2개월 후 검찰 결국 구속영장 청구
가 16일 방송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내용." </서울의소리> | |
▲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6일 방송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 내용. | |
ⓒ MBC |
"조국의 진짜 적은 유시민이야. 유시민이 너무 키웠다고.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조국 그냥, 정경심도 그냥, 좀 가만히 있고, 좀 이렇게 그냥 이렇게 구속 안 되고, 좀 이렇게 넘어갈 수 있었거든? 조용히만 좀 넘어가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1월 15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김씨는 이 통화에서 "유튜브나 이런 데서 그냥 유시민 이런데다가, 걔도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계속 키워가지고"라고 말했다.
- 관련 기사 : [조국 전 장관 관련 발언 전문 공개] 김건희 "조국의 진짜 적은 유시민... 가만히 있으면 넘어갈 수 있었다" http://omn.kr/1wwyb
김씨 발언은 2019년 당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으로 인해 '조국 사태'가 커지는 바람에 '윤석열 검찰'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구속했다는 취지로 읽힌다. 유시민 이사장은 조국 장관 쪽을 적극 옹호했고, 야당으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심지어는 당시 검찰로부터 "수사를 방해한다"는 비난까지 들었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나] 검찰 동시다발적 압수수색 이후, 유시민 본격 참전
▲ 2019년 8월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 |
ⓒ 연합뉴스 |
소위 '조국 사태'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9년 8월 27일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서울대, 고려대, 코링크PE, 학교법인 웅동학원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아마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바람직하다, 이렇게 판단한 것 같아요. 거기 그런 판단을 내리게끔 밑에서 작용한 검사들의 경우에는 또 다른 동기가 있을 수 있죠. 조국 싫다, 법무부 장관 오는 거."
조국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앞둔 9월 4일에는 유시민 이사장이 조국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9월 6일 국회에서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인사청문회 막바지인 오후 10시 50분 검찰이 동양대 총장 표창상을 위조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로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재판에 넘겨 큰 파장이 일었다.
9월 9일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에 취임했지만, '조국 사태'는 계속 진행 중이었다. 유시민 이사장은 9월 13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시뵈이다>에 출연해 현 상황을 '가족 인질극'이라고 규정했다. "조국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없으니, 조국을 주저앉히는 방법은 가족을 인질로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이후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주무대로 목소리를 높였다. 9월 24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시즌2 첫 방송에서는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리라 본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법원을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서도 "영장이 기각되면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비롯한 수사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자기가 한 지시와 판단을 돌아보고 냉정하게 지금이라도 검사로서 행동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살아있는 권력은 법무부 장관만이 아니라 윤 총장도 어마어마한 권력자"라면서 "누가 약자냐 하면, 시민 정경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이시장은 이후 "총칼은 안 들었으나 위헌적 쿠데타나 마찬가지"(9월 29일),"윤석열의 난"(10월 1일)이라면서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 유시민 향해 "수사 방해" 성토하기도
큰사진보기에서 검찰이 전날 자신과 인터뷰한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녹취록을 확보, 특정언론사에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차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자산관리인으로 정 교수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유 이사장과 한 인터뷰에서 "유리한 자료 확보를 위해 정 교수 PC를 동양대에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 |
▲ 유시민 이사장은 2019년 10월 9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전날 자신과 인터뷰한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녹취록을 확보, 특정언론사에 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차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자산관리인으로 정 교수 관련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유 이사장과 한 인터뷰에서 "유리한 자료 확보를 위해 정 교수 PC를 동양대에서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 |
ⓒ 유튜브 화면 갈무리 |
10월 8일 유시민 이사장은 '조국 사태'에 더욱 깊숙이 파고 들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 인터뷰를 공개했다. 유 이사장은 KBS 법조팀이 김경록씨 인터뷰를 진행한 후 이 내용을 검찰에 알렸다고 주장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쪽은 이 방송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의 자기 방어를 위한 일방적인 주장이 특정한 시각에서 편집 후 방송돼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방해할 정도로 객관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유 이사장의 검찰 비판은 계속됐다. 야당으로부터 '괴벨스·간신·유체이탈·우주 최강 궤변·망령된 혓바닥' 같은 원색적 비난을 받았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수사팀은 10월 21일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4일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어 구속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시민이)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조국 그냥, 정경심도 그냥, 좀 가만히 있고, 좀 이렇게 그냥 이렇게 구속 안 되고, 좀 이렇게 넘어갈 수 있었거든? 조용히만 좀 넘어가면,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라는 김건희씨의 발언은 그로부터 약 2년 1개월 후인 2021년 11월 15일 전화통화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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