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대회,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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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이 들썩였다. ‘4.27판문점선언 1항’의 내용이 담긴 노래가 울려 퍼지자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참가자들은 집단율동을 선보이며 4.27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대회 ‘분단을 넘자! 겨레를 잇자!’의 시작을 알렸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가 주최한 기념대회에선 ‘민족자주의 원칙’, ‘남북공동선언 이행’,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1년간 남과 북은 소중한 결실들을 많이 거두었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많은 합의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등 사실상 종전을 선언한 것과 다름 없었다”고 지난 1년을 되돌아본 후 “그러나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의 길이 순탄치 않음을 다시 절감하고 있다”고 소회했다.
이 의장은 “상호행동으로 핵문제와 평화체제, 관계정상화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방향에 합의하고도 미국은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은 채 북의 항복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한데 이어 “문재인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남북의 합의사항 역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 1조1항 ‘민족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정부가 담대하게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핵집 DMZ인간띠잇기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기념대회에 앞서 진행된 ‘DMZ인간띠잇기’의 취지를 참가자들과 나눴다.
나 공동위원장은 “평화·번영으로 가는 길, 우리 운명을 우리가 열어내는 길은 민의 참여로 가능하다”면서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날 DMZ를 걸으면서 DMZ에 담긴 아픔과 고통을 우리 마음속에 새기고 모든 국민이 손을 잡고 평화를 노래하자는 마음으로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밝히곤 “오늘의 온기가 한반도를 넘어, 우리가 얼마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고 있는지 전 세계에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스물여섯대의 통일트랙터를 몰고 1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박행덕 의장은 “통일트랙터가 가는 길을 막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농은 ‘남과 북이 통일품앗이를 하겠다’며 통일쌀, 통일떡, 통일밥상 사업으로 모금운동을 진행해 통일트랙터를 마련했지만 이날 통일트랙터는 통일대교를 넘지 못했다.
박 의장은 미국을 겨냥해 “자기 식구 집에 품앗이 하러 가는데 외지 사람 허락을 받는 사람은 없다. 통일트랙터가 품앗이 하러 가는 날이 대북제재가 완전히 끝나는 날이 될 것”이라며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하곤 “통일트랙터 보내기 운동을 굽힘없이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엔 판문점선언 발표 후 1년 동안 지역에서 펼쳐진 활동과 투쟁이 전해지기도 했다.
전국에서 가장 유일하게 민과 관이 힘을 합쳐 서울정상회담 성사와 환영을 위한 부산시민환영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 왔다는 부산은 “한반도 평화·번영·통일을 가로막는 세력들과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장선화 부산여성회 상임대표는 “부산 남구 8부두의 미군세균실험실이 드러난 후 부산시민대책위를 결성해 새벽에는 주한미군 출근저지 투쟁, 밤에는 촛불집회를 하면서 투쟁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 또, 시민들의 모금으로 세워진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최근 부산시에 의해 강제철거 되는 사건이 발생해 민주노총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투쟁으로 노동자상을 되찾아오기도 했다”고 알리며 “반일감정을 누그러트리고 한미동맹을 강화해 한반도의 평화번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에 대응해 더 힘차게 투쟁하고 판문점선언 이행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이어 185개 단체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3천여 명의 참가자를 모아 DMZ인간띠잇기 행사에 참가한 전북지역 소식이 소개됐다. 전북대학생 임정훈 군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평양공동선언까지 순풍이 불던 남북관계가 주춤하고 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후 ‘역사란 공짜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문을 연 임정훈 군은 “전북지역은 ‘1000인 원탁회의’를 열어 판문점선언에 동의하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통일운동을 고민해왔다”면서 “어렵게 찾아온 평화, 통일의 시대를 우리 힘으로 완성하기 위해 전북지역 모든 동네, 직장, 학교에서 평화통일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해외측위원회에서는 남측에서 열린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대회에 전하는 연대사를 보내왔다.
북측위원회는 연대사에서 “우리는 판문점선언 발표 1돌을 맞으며 진행되는 기념대회가 민족자주의 정신과 단합된 힘으로 내외 반통일 세력의 온갖 도전을 물리치고 역사의 새 시대를 계속 힘차게 전진시켜나가려는 6.15남측위원회를 비롯한 각계인사들의 드높은 의지를 내외에 과시하며 전민족적인 선언 이행 운동에 커다란 활력을 더해주는 의의깊은 계기로 되리라는 굳은 확신을 표명한다”고 인사했으며, 해외측위원회는 “8천만 겨레가 굳게 단결하면 우리의 전진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4.27~9.19)의 운동을 전력으로 전개하여 현 상황을 타파하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자”는 연대를 보냈다.
이날 대회 마지막엔 판문점선언 발표 1주년을 기념해 6.15민족공동위원회의 호소문이 발표됐다. 호소문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철저히 이행해 나가자 ▲민족의 운명을 우리 자신이 책임지고 결정하는 자주의 원칙을 확고히 구현해 나가자 ▲한반도 긴장의 근원을 제거하고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적극 살려나가자 ▲남북선언들의 기치 밑에 민족의 단합된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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