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들 ‘여전히 ‘삼성 공화’에 살고 있다‘며 충격에 빠져... 재벌 개혁에 회의적”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5일(현지 시간)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판결에 관해 한국 국민들은 반부패 기류가 좌절되는 엄청난 실망에 쌓여있다고 일제히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했다.
AP통신은 이 부회장의 석방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판결은 그가 다시 그의 할아버지가 세운 거대한 회사 경영을 재개할 수 있게 했지만, 그는 감옥 밖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가장 큰 도전은 그가 한국에서 가장 큰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번 놀라운 판결을 부패와의 전쟁에 대한 좌절(setback)로 간주하고 있는 성난 국민들의 화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삼성 그룹 후계자 이재용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놀라운 판결은 한국의 정치와 기업에 충격(shockwaves)을 주었다”면서 “동계 올림픽을 며칠 앞두고 내려진 이번 판결은 지난해 박근혜의 탄핵과 가족 경영 ‘재벌’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부패 논의를 다시 불붙게 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이날 “‘재벌’은 한국의 드라마틱한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오랫동안 정치권력과 밀접하고 혼탁한(murky) 관계를 맺어 왔다”면서 “한 비평가는 이번 판결은 과거 재벌 총수에 대한 관대한(lenient) 법적 처리를 그대로 지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한 대학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이것은 우리나라의 중대한 좌절”이라며 “이번 판결은 한국 사법부는 재벌 총수가 연관된 사건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고 전했다.
NYT는 또 다른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판결을 정치와 기업의 유착(collusion)을 끝내려는 계기로 희망하던 많을 사람들을 실망시켰다”라면서 “단지 삼성의 불미스러운(unsavory) 이미지만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도 ‘삼성 Jay Y. Lee(이재용 부회장 미국 이름), 예상치 못한 사법부 반전(Reversal)으로 석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집행유예는 이 국가의 재벌 개혁에 의심을 몰고 있다”는 내용과 “이재용은 국가적인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스캔들로 휩싸였다”는 내용을 부제목으로 올렸다.
이 매체는 또 한국 한 대학교수는 이번 판결에 관해 “우리는 새 대통령을 가졌지만, 여전히 ‘삼성 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민이 죄를 지으면 용서가 없지만,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겐 전체 시스템은 그들 편이다”고 한 한국 시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도 인터넷판에 이재용 부회장 석방 소식을 전하면서,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사회에 폭넓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벌(chaebols)’로 알려진 이 국가의 가장 큰 기업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분노를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도 “서울 현지 특파원이 이번 판결에 관해 들리는 소리는 ‘충격’과 ‘어이없음(speechless)’이라고 전했다”고 보도하는 등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이 이번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석방 소식에 관해 한국민들은 분노에 가득 차 있다는 논조로 이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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