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입국한 탈북 종업원들과 관련해 지난 1년 9개월여 동안 진실을 규명하고자 노력해왔으나 관련 정부기관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민변은 여성들의 가족에게 소송대리권을 위임받고 이들을 만나 '자진' 탈북 의사를 확인하고자 활동해왔다. 최근 국정원, 경찰청, 통일부 등 정부기관은 민변의 면담 요청에 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답신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10월 25일 있었던 민변-국정원 기조실장 면담을 앞두고 신현수 기조실장은 "종업원들 중 한 명이라도 원치않게 휩쓸려 입국했다면 중대한 사안"이라며 "내 소관은 아니지만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변에 따르면 2018년 2월 초 현재까지 국정원 측으로부터 어떤 회신도 오지 않았다. 종업원들의 입국 직후부터 현재까지 1년 9개월간 민변은 지속적으로 '국정원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경찰청 보안국도 민변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 지난 1월 4일, 민변은 여성들을 담당·보호 중인 '신변보호관' 면담을 경찰청 보안국에 정식으로 요청했으나, 같은 달 26일 보안국은 보안국장 명의로 "경찰 신변보호관 전원이 면담 의사가 없다"고 회신해왔다. 사유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2017년에도 보안국은 여성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민변의 공문에 "본인들이 만날 의사가 없음을 알려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정부기관들 모르쇠로 일관하는 '북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민변은 여성들의 가족에게 소송대리권을 위임받고 이들을 만나 '자진' 탈북 의사를 확인하고자 활동해왔다. 최근 국정원, 경찰청, 통일부 등 정부기관은 민변의 면담 요청에 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답신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10월 25일 있었던 민변-국정원 기조실장 면담을 앞두고 신현수 기조실장은 "종업원들 중 한 명이라도 원치않게 휩쓸려 입국했다면 중대한 사안"이라며 "내 소관은 아니지만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변에 따르면 2018년 2월 초 현재까지 국정원 측으로부터 어떤 회신도 오지 않았다. 종업원들의 입국 직후부터 현재까지 1년 9개월간 민변은 지속적으로 '국정원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경찰청 보안국도 민변의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 지난 1월 4일, 민변은 여성들을 담당·보호 중인 '신변보호관' 면담을 경찰청 보안국에 정식으로 요청했으나, 같은 달 26일 보안국은 보안국장 명의로 "경찰 신변보호관 전원이 면담 의사가 없다"고 회신해왔다. 사유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 2017년에도 보안국은 여성들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민변의 공문에 "본인들이 만날 의사가 없음을 알려왔다"고 답변한 바 있다.
정부기관들 모르쇠로 일관하는 '북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 통일부는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해 지난 2016년 4월 7일 입국했다고 밝혔다. | |
ⓒ 통일부 제공 |
지난 1월 17일, 민변은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통일부 앞에서 여성들의 입국 경위와 자의에 의한 탈북 여부를 정부가 나서서 조사하길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 면담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기자회견엔 평양시민 김련희 송환촉구 모임,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가 함께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같은 달 24일 면담 요청을 거절하는 의사를 전해왔다. 민변은 "조명균 장관은 평창동계올림픽 건으로 바빠서 민변의 면담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했다"며 "대신 인도협력국장이 면담에 응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해왔다"고 전했다.
현재 통일부가 종업원들의 신상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대략 2가지로 보인다. 탈북민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임대주택이 제공된다. 통일부가 임대주택 보증금을 LH공사나 SH공사에 납입하도록 돼 있다. 또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 측이 통일부에 탈북민이 입학했음을 고지한다. 그동안 국정원은 민변에 종업원들의 거주지를 개인정보임을 들어 공개하길 거부해왔다. 이에 민변은 통일부가 여성들의 주소지나 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만나보라고 제안했으나 통일부는 "종업원들이 통일부를 안 만나겠다고 해서 가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그동안 국정원과 통일부는 "종업원들 본인이 민변과 만나지 않겠다고 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거나 "종업원들이 노출되면 재북 가족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왜 종업원들이 재북 가족의 위임을 받은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종업원 면담 본인들이 거부"... 국정원장·통일부 장관 면담 요청도 안 받아
현재 통일부가 종업원들의 신상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대략 2가지로 보인다. 탈북민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임대주택이 제공된다. 통일부가 임대주택 보증금을 LH공사나 SH공사에 납입하도록 돼 있다. 또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 측이 통일부에 탈북민이 입학했음을 고지한다. 그동안 국정원은 민변에 종업원들의 거주지를 개인정보임을 들어 공개하길 거부해왔다. 이에 민변은 통일부가 여성들의 주소지나 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만나보라고 제안했으나 통일부는 "종업원들이 통일부를 안 만나겠다고 해서 가보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사실상 그동안 국정원과 통일부는 "종업원들 본인이 민변과 만나지 않겠다고 하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거나 "종업원들이 노출되면 재북 가족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왜 종업원들이 재북 가족의 위임을 받은 민변 변호사들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종업원 면담 본인들이 거부"... 국정원장·통일부 장관 면담 요청도 안 받아
▲ 경찰청 보안국이 민변에 보낸 공문. | |
ⓒ 신상미 |
이와 관련해 지난 2016년 8~9월 여러 차례 서초동 민변 사무실을 찾은 지배인 허아무개(38)씨의 진술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허씨는 여성들을 이끌고 지난 2016년 4.13 총선 직전 입국했다. 그는 여성들의 여권을 걷어서 일괄 보관했고, 식당 업무와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하는 실질적인 사장으로 알려졌다.
당시 허 지배인은 국정원이 자신을 포함해 종업원들에게 민변을 두고 "종북세력이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반복해서 주지시켰다"고 귀띔했다. 허씨는 민변에 "종업원들은 민변이 종북이며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종업원들은 민변을 만나면 (북한에 있는) 부모가 연좌제로 죽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탈북자 가족을 연좌제로 엄히 다스리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들의 국내 입국 직후부터 지난 2년 가까이 꾸준히 국제사회를 향해 '유인 납치' 혹은 '강제실종'이라고 못박은 이상 부모들이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로 탈북동포들이 모이는 한 사이트에는 "여성들의 부모가 딸들이 탈출했다고 국가보위성 등의 조사를 받은 게 아니라 오히려 애들 관리를 제대로 못해 남한에 가게 만들었다고 보위성에 항의했다"면서 "애들을 다시 데려오라고 보위성과 당국에 강하게 항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애초에 이들 13명의 입국 시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북한 해외식당 직원들이 집단 탈북해왔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것은 다름아닌 한국정부다.
민변에 따르면 민변은 그동안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중앙합동신문센터)장, 통일부 각 국장, 경찰청 보안국장, 국정원 기조실장 등과 면담했으나 진술이 서로 상이했다.
장경욱 민변 변호사는 "센터장 면담 당시 국정원은 손뗐다고 했다"면서 "종업원들을 통일부와 경찰이 담당한다고 했다. (인신보호 구제 청구를 했지만) 법정에도 안 나왔다. 우리는 이들을 국정원이 특별관리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장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인권위 조사관에게 독자적으로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센터장은 여성들을 통일부와 경찰이 담당한다고 밝혔으나 북한인권운동 시민단체인 '북한인권제3의길'이 여성들과 접촉하게 해달라고 통일부에 진정을 하자, 통일부는 "여성들이 국정원장에 의한 '특별보호대상(가급 경호대상)'으로 지정돼 통일부는 그들과 접촉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로 볼 때 종업원들이 현재 어느 기관의 담당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부모와 법률대리인이 보내는 서신도 전달 못해
민변은 그간 국정원을 상대로 접견 신청, 서신 전달, 인신보호법상 구제 청구(위법한 구금을 긴급히 해제시키기 위한 법적 절차), 접견 거부 취소 소송 등의 활동을 했으나 모두 거부되거나 기각됐다. 그외 유엔 및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대한적십자사와 접촉해 인도적 해결을 촉구해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북한 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WCC)에 전달한 부모들의 편지를 받았으나 여성들을 만나지 못해 현재까지 보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서신은 부모가 딸에게 보내는 12통의 편지다. NCCK는 유엔·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각각 계류, 기각됐고, 국정원·유엔인권서울사무소에도 수차례 방문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북한인권제3의길도 통일부와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관련 사안을 알리는 등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이렇듯 관련 법조·시민단체들이 2년 가까이 활동해왔으나 여성들을 만나기는커녕 부모와 법률대리인이 보내는 서신조차 전달하기 어려웠다.
앞서 1월 중순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우리 측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제안하자 북측이 여성들의 귀환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1월 초 채널에이는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과 연계해 대북협상 카드로 쓰기 위해 이들 종업원 중 1~2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서울을 방문한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한국정부의 설명에 의문이 있다"며 민변 변호사들과 긴급 면담을 갖고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그는 당시 "유엔 내에서 이 사안을 계속 다루고 있다"며 "북한을 방문해 북측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관련 보도가 나오고, 나라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경찰청 보안국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종업원 당사자들도 면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신변보호관들이 노출이 되면 (여성들도) 같이 노출이 되는 것"이라며 "지난해에 종업원들이 면담을 거부한 것과 동일한 사유로 면담을 거부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들이 어느 기관의 소관인지를 묻는 질문엔 "탈북자 정착지원법에 의거해 탈북자 신변보호는 경찰청에서 맡고 있다"며 "자유의사에 의한 입국 여부는 우리에게 확인받기 어렵다. 국내 정착에 도움을 주고 신변 위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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