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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7일 토요일

코로나 지원금 받을 만큼 당신은 긴급재난 상태인가요?

등록 :2020-06-28 09:12수정 :2020-06-28 09:17


[토요판] 인터뷰
노동재난연대기금 제안한 권영숙 대표

“국가가 모두에게 지원금 줬더라도
누군가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나눠 갖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코로나 재난은 평등하지 않고
중산층·정규직 노동자는 비켜가
소비 촉진하는 마음 이해하나
고통받는 재난 난민과 연대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성공을
이젠 사회적 연대로 이어가야”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위기를 더 안전하게 지나가고 있는 것은 의료 노동자와 물류 노동자의 헌신적인 노동 덕이죠. 그렇다면 코로나로 노동재난을 겪고 있는 약자들과 사회적 연대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사파기금)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파기금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위기를 더 안전하게 지나가고 있는 것은 의료 노동자와 물류 노동자의 헌신적인 노동 덕이죠. 그렇다면 코로나로 노동재난을 겪고 있는 약자들과 사회적 연대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사파기금)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파기금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노동자들의 파업기금을 사회적으로 마련하자는 ‘연대’ 운동(사회적파업연대기금)을 9년째 해오고 있는 대학 선생이 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는 “코로나 재난은 불평등하다”며 해고와 무급휴직, 실업 대란을 겪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등을 지원하기 위한 ‘노동재난연대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를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원효로의 사파기금 사무실에서 만났다.
“‘과연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정도로 당신은 긴급재난 상태였나요?’라고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오래된 선풍기 두대가 장맛비로 후텁지근해진 실내 공기를 말리고 있었다. ‘사회적파업연대기금’(사파기금) 사무실은 단체 유지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상근자를 두지 않는 단체답게 둘러앉을 수 있는 기다랗고 좁은 탁자 몇개와 의자 외에는 아무런 집기가 없었다. 풍경은 단순했지만 각종 소리는 넘쳤다. 빗물을 가르느라 증폭된 차바퀴 소리와 굵은 빗소리가 활짝 열어둔 출입문과 창문으로 밀려들었다. 권영숙(55·이하 호칭 생략) 사파기금 대표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나직했지만, 주변 소음을 다 눌렀다. ‘노동’을 말하는 절박함과 ‘연대’를 호소하는 진심의 힘이지 싶었다.

―노동재난연대기금 모금은 잘되고 있나요?

“여러 분위기를 고려할 때 쉬울 거라고 판단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국가가 처음으로 뭔가를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어서 나도 쓰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들이 있고요. 그리고 이 돈을 쓰면 소상공인들에게 돌아가고 결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재난지원금 사용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면도 있거든요. 그러나 저희는 코로나가 노동재난이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른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차원에서 액수나 규모에 관계없이 이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아주 저조하지는 않아요. 첫 한달 동안은 하루에 100만원 정도씩 들어왔어요. 지금까지 4천만원 정도가 모였어요.

재난지원금 기부, 예상치의 1%에 그쳐

사파기금은 지난 4월 말 “코로나19의 재난 앞에서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과 노동자들을 위한 재난연대기금을 조성”하자며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을 제안했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이 서서히 몰아치기 시작하는 지금, 코로나19는 ‘노동재난'이 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해고, 무급휴직, 실업 대란이 노동의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거세게 덮치고 있습니다”라며 “국가로부터 전국민이 받게 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일회적인 가처분소득으로 사용하지 말고, 사회적 노동 약자와 민중을 위한 노동재난연대기금으로 조성하”자고 호소했다. 5월1일부터 시작된 모금은 7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조성된 기금은 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이주노동자 지원, 노동활동가 지원, 코로나19 국제연대에 사용할 예정이다.(신청: vo.la/0TZ0, 직접 이체: 국민은행 012501-04-230247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보통 기금을 모금할 때는 낮은 자세로 읍소전략을 많이 취하는데 노동재난연대기금은 ‘연대는 원조나 시혜가 아니라 의무’라는 식으로 좀 강해요.

“윤리적으로 부담을 안겨주는 얘기죠. 사람들이 보통 코로나19는 나에게도 재난이라고 쉽게 생각하죠. 왜냐하면 나도 언제든 걸릴 수 있는 전염병이거든요. 우리 사회의 사회안전망은 부실하기에 내가 움직일 수 있을 때 돈을 더 확보하자는 분위기가 강하죠. 그런 모습이 어느 정도는 이해되긴 해요. 그러나 이 재난은 기본적으로 중산층이나 안정적인 수입이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켜 갑니다. 실제로 이들은 대부분 긴급재난지원금을 공돈이라고 생각하고, 자전거를 사거나 와인을 사고 비싼 한우를 사 먹는 데 썼잖아요. 그들에게는 결국 이 돈이 긴급재난 구호금이 아니었고, 생활비는 그만큼 굳었으니 그 돈을 연대기금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파기금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파기금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노동재난연대기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확실히 윤리의식을 자극하는군요.(웃음)

“‘과연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정도로 당신은 긴급재난 상태였나요?’라고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긴급재난지원금을 정부가 모두에게 준다고 했더라도 내가 긴급재난 상태인지, 자칫 누군가의 몫이 되어야 할 돈을 결국 조금씩 다 나눠 갖고 있는 게 아닌지, 과연 이것이 실효적 재난지원금인지를 각자 한번씩 생각했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 사회가 다른 나라보다 안전하게 코로나 사태를 지나가고 있는 것은 의료 노동자와 택배 노동자 등 누군가의 노동에 힘입은 거잖아요. 그렇다면 방역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사회적 연대로 이어가야죠. 긴급한 재난을 겪는 재난 난민에게 지원금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국가가 비록 모두에게 주더라도 구성원들이 사회적으로 기금을 조성해서 재난 난민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연대해야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률은 가구수 기준으로 99.5%(6월7일 집계)였다. 정부가 주도해 받은 기부는 전부 합해 15만5700여건, 액수로는 282억여원이었다. 정부는 애초 전체 긴급재난지원금(14조2884억원)의 20%인 2조8천억원 정도의 기부를 예상했다. 실제 기부금은 예상치의 1% 수준이다.

“단위노조 수십억원 기금 왜 쌓아두나”

―긴급재난지원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아서 이미 다 썼을 것 같아요. 모금이 사실상 끝난 것 아닌가요?

“사회연대기금의 취지에 공감한다면 재난지원금은 썼더라도 개인 돈을 내면 되죠. 굳은 생활비가 있잖아요. 사회적 연대로 나아가는 실천의 한 방식을 제안한 것이니 지금이라도 참가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모인 돈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쓸 데는 많아 보여요.

“그건 큰 걱정 안 해요. 돈을 모으지만, 이런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거든요. 돈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죠. 자본주의에서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자체가 부패의 첩경이라고 보기에 노동자들의 투쟁과 연대가 그런 방식의 기금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사파기금이나 재난기금으로 아무리 돈이 많이 모여도 근본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다만, 참여자들이 많으면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사파기금이나 재난기금은 그렇게 가는 징검다리이자 마중물일 뿐이죠.”

사파기금은 ‘사파동행’과 ‘사파 작은 희망버스’라는 제목으로 현장 연대 집회도 꾸준히 열어왔다. 2015년 12월15일 삼척 동양시멘트 비정규 해고 노동자들의 서울 광화문 삼표 본사 앞 농성장에서 벌인 3차 사파동행 집회에서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사파기금 제공
사파기금은 ‘사파동행’과 ‘사파 작은 희망버스’라는 제목으로 현장 연대 집회도 꾸준히 열어왔다. 2015년 12월15일 삼척 동양시멘트 비정규 해고 노동자들의 서울 광화문 삼표 본사 앞 농성장에서 벌인 3차 사파동행 집회에서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사파기금 제공
―연대하기 위해 모금하지만 그것이 해법은 아니라고요?

“네. 그래서 돈이 적게 모이는 데 대해 실망하지 않아요. 우리가 하는 일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거든요. 사회적 연대운동을 하면서 실망하는 부분도 물론 있어요. 인간이란 어디까지 연대할 수 있는 존재인가 하는 점이죠. 사파기금도 그 점에서는 솔직히 끊임없는 실망의 과정이었어요. 사파기금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당장의 소방수 구실을 했고, 누군가에겐 민주노총보다 더 가까웠던 존재이기도 했죠. 그러나 제가 실망한 것은 노동자들이 자기 투쟁 이상으로 연대를 바라보지 않는 점이에요.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연대를 갈급해하지만, 연대를 생각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그들은 싸움에서 이겨 승리로써 연대에 값하겠다고 말하곤 하죠. 그러면 저는 그렇게 말해요. ‘당신들의 승리로 연대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이 투쟁을 끝내고 전체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게 빚을 갚는 겁니다’라고요. 자기 투쟁을 넘어서 노동운동 전체, 그리고 자신을 포함한 한국의 노동하는 사람 전체를 바라보는 게 연대거든요.

”권영숙은 2011년 7월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를 위해서, 그리고 불가피한 파업 및 노동자의 파업권에 대한 강한 긍정의 표시로, 사회적 파업기금의 조성에 나서”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산 한진중공업 김진숙의 고공농성 투쟁을 지원하는 2차 희망버스를 다녀오는 차 안에서 구상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줄었지만, 한때 매달 1만원씩 내는 계좌가 1천개에 이르렀다. 사파기금은 돈을 쌓아두지 않고, 들어오는 대로 영세사업장과 비정규직 투쟁 현장 등에 투쟁기금을 전달해왔다. 지난 25일 비정규직이제그만(코로나19 비정규직 긴급행동)의 ‘죽음과 해고를 멈추는 40리길 걷기’에 500만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모두 77차례 투쟁 현장에 기금을 지원했다.(국민은행 012501-04-230250 사회적파업연대기금, CMS 신청: http://bitly.kr/n4Hj)

―사파기금은 올해로 벌써 9년째이군요.

“사파기금은 우리 사회 최초의 노동에 대한 사회적 연대였어요. 노조가 아닌 사회적 연대로 파업기금을 만들어서 꾸준히 하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고요. 2011년에 사파기금을 만들 때는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는 사파기금은 빨리 없어져야 하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민주노총의 단위노조가 수십억원씩 돈을 쟁여놓고 있는데 그것을 다 환수해서 전국적인 노동계급 파업기금을 만들면 되거든요. 그래야 노조 없는 노동자도 싸울 수 있잖아요. 그러면 얼마 안 되지만 사파기금도 내놓겠다고 했죠. 민주노총이 응당 해야 할 일이기도 한데 하지 않더군요. 노동자들이 직접 맡아서 해주길 바랐는데 그것도 안 됐고요. 그러니 제가 작은 힘이라도 계속할 수밖에 없죠.”

2011년 7월 출범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사회적 연대 차원에서 지금까지 모두 77회에 걸쳐 노동 투쟁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농성자들에게 무릎담요 500개 중 일부를 전달하는 모습. 왼쪽 셋째가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 사진 사파기금 제공
2011년 7월 출범한 사회적파업연대기금은 사회적 연대 차원에서 지금까지 모두 77회에 걸쳐 노동 투쟁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차려진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농성자들에게 무릎담요 500개 중 일부를 전달하는 모습. 왼쪽 셋째가 권영숙 사파기금 대표. 사진 사파기금 제공
“나는 아직 ‘80년대’ 살아가는 구좌파

1983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입학한 권영숙은 80년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열심히 참여한 이른바 86세대(80년대 학번의 1960년대생들)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일간지(<한겨레신문>) 기자로 6년간 있다가 늦깍이 공부를 시작해,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찰스 틸리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논문(‘노동계급 없는 자유민주주의: 한국의 민주화, 동맹정치, 노동운동, 1987~2006’)을 쓰고 2008년 귀국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출판부가 곧바로 박사논문의 출판을 제의했을 정도로 학계의 평이 좋았다. 그는 현재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있으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인권과 노동사회학, 정치사회학 등을 강의해왔다.

―정규직으로 자리잡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여전히 비정규직 교수로 있어요. 노동 투쟁 현장에는 빠지지 않고요.(웃음)

“귀국했을 때 연구자로서 공부에 전념하면서 얌전하게 살 수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연구자로서 학문을 하는 것이 80년대 이후 제가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도 봤어요. 그런데 한국에 왔을 때 용산참사가 막 터졌어요. 그리고 얼마 뒤 평택에서 쌍용차 투쟁이 있었고요. 노동현실이 제가 한국을 떠날 때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더군요. 그 두 사건이 제게 준 문제의식이 커서 학교에만 안주할 수가 없었어요. 한국 사회의 현실이 저를 가만히 두지 않았던 거죠.”

―법학에서 노동으로 전공을 바꾼 것도 특이해요.

“1992년 기자를 관두니까 사법시험을 봐서 인권변호사가 되라고 조언하는 지인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저는 1980년대의 뜨거웠던 변혁운동이 왜 실패했는지, 이른바 86세대가 왜 운동의 길을 만들지 못하고 스스로 변혁의 꿈을 폐기했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싶었어요. 오랜 공부를 통해 한국사회의 문제는 노동을 배제했던 결과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진단할 수 있었죠. 이를테면, 1980년대 초반 담론이었던 삼민, 즉 민주와 민중, 민족 가운데 지금 민주만 남았죠. 그런데 민족 문제는 모두가 고민하고 있으니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가 될 것 같은데, 민중, 그리고 나아가 계급은 아예 사라지고 없어요. 저는 삼민의 꿈을 꿨던 80년대의 생각을 다른 방식으로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저는 구좌파입니다. ‘86세대’만 남고, 80년대는 사라진 지금, 그때의 생각을 이런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두죠.”

―앞으로 계획은요?

“연구자와 활동가 이 두가지 모두 저의 현재 정체성이라고 봐요. 사파기금을 통해서 노동과의 연대와 연결을 모색하는 한편 연구자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그가 던진 질문이 신문사로 돌아오는 동안 머릿속에서 내내 맴돌았다. 나는 과연 코로나 긴급재난에 처했던가. 나는 어떤 연대를 했던가. 컴퓨터를 켜고, 지원금 받은 계좌를 열어 노동재난연대기금에 접속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콜롬버스부터 핵폭탄까지...인류세에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선

최병두 대구대 명예교수 "자본주의 한계 극복하고 생태적 녹색 전환해야"
더 근본적으로 현 체제를 인류세(anthropocene)로 규정한 후, 인류의 사회와 자연을 이분화해 인간의 자연 지배를 정당화한 서구적 근대론을 버리고, 생태론적 체제로 전환을 전 인류가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서울 서초구 재단법인 숲과나눔 강당에서 열린 ‘코로나19, 전환, 그리고 생명자유공동체’ 공개 포럼에서 인류세의 의미를 짚은 최병두 대구대학교 명예교수는 녹색 전환(최 교수는 그린 뉴딜 개념 대신 녹색 전환 개념을 강조했다)의 필요성을 역설한 후, 현 지구 체제의 중심인 "자본주의적 사회경제체제에 내재한 심각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인류가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체제를 보완하는 수준의 '그린 딜'로는 현 지구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강연은 숲과나눔이 주최하고 포럼 생명자유공동체가 주관했다. 생명자유공동체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모든 생명이 자유로운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연구 공동체다. 이번 공개 포럼은 생명자유공동체가 다섯 번째로 마련한 대중과의 대화 장이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 열렸다.

 
▲기후위기는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근본적 위기다. 인류가 지금의 위기를 낳았다. 그 위기의 핵심은 자본주의다. 따라서, 자본주의를 극복하지 않는 한 기후위기 극복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pikist.com

인류가 인류 위협하는 시대

 
코로나19 사태가 크게 보아 기후위기의 한 형태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세계의 시각이 일치한다. 인류의 서식지가 커지면서, 종전에는 어느 정도 뚜렷이 구분되던 인간 서식지와 자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이를 통해 기존에는 인류를 위협하지 않던 바이러스가 퍼진 사태가 코로나19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시각을 확장하면, 이번 위기의 본질은 자연이 아닌 인류에 있음을 확인 가능하다. 인류가 자연을 침공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생겨났다는 인식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인류를 위협'하는 사태가 코로나19의 본질이라는 시각으로 환원 가능하다.

 
인류의 인류를 향한 위협이 더 근본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기후위기라는 본질로도 가닿을 수 있다. 이미 과학자들의 모임인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진단했듯, 지구 기온은 산업혁명 이후 약 200여 년간 종전보다 섭씨 1도 상승했으며, 0.5도가 더 오른다면 기후의 이상성은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인류가 자연을 강력하게 통제함에 따라 오히려 인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얘기다.

 
최병두 교수는 이 같은 관점에서 지금은 인류세를 재인식하고, 인류세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질학적으로 인류는 홀로세(holocene, 현세)에 살고 있다. 약 1만 년 전 지구가 빙하기를 끝내고 고온기를 맞이하면서 기후가 온화해지고, 그에 따라 신석기 혁명이 일어나면서 현 인류 문명이 이뤄졌다.

인류세 개념은 지질학적 변화와 관계없이, 2000년 대기 화학자 파울 크뤼천(Paul Jozef Crutzen)이 제안한 가설적 개념이다. 인류가 자연을 바꿀 정도로 힘이 강해진 현대는 종전 홀로세와 구분해 불러야 한다는 뜻에서 제시한 단어다. 인류세가 지질학적으로 엄정한 용어가 아닌 만큼, 인류세의 시작점은 학자에 따라 멀게는 콜럼버스가 북미에 가닿은 1492년부터 증기기관을 본격적으로 사용해 지구 기온을 끌어올린 산업혁명기 등으로 설명된다. 가깝게는 핵에너지가 이전과 이후를 나눈 1950년대 이후를 인류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시작점에 관한 논쟁과 관계없이, 홀로세와 인류세를 나누는 가장 결정적 기준은 결국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치솟고, 그로 인해 지구 기후가 본격적으로 변화하는 시대가 된다. 즉, 인류세 개념을 통칭하는 이들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 인류세를 살아가고 있다.

 
최병두 교수는 인류세에 들어 "인간이 지구 시스템 변화의 지배적 추동자가 됐다"며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생태위기는 지구 시스템으로 인해 일어나는 게 아닌, 인류가 '지질학적 수준'으로 일으킨 사회경제적 힘에 의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숲과나눔 강당에서 열린 최병두 교수의 강연. ⓒ프레시안(이대희)

자본주의가 위기 근본 원인

 
최 교수는 인류세의 핵심 원인으로 자본주의적 산업화 과정을 꼽았다. 콜럼버스로부터 핵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변화의 원동력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로 설명 가능하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긍정하는 자본주의 체제는 이전과 전혀 다른 수준의 대규모 자원 소비의 동력이 됐고, 대량 소비 매커니즘을 만들었다. 이 매커니즘은 기술 발달에 따라 이제 지구적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 사태가 특히 인류에 큰 타격을 입힌 부분은 지구적 자본주의 매커니즘을 공격했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공장이 멈추고, 비행기가 멈춰 지구적 관광 산업이 붕괴한 현실을 전 인류가 수 개월 째 경험하고 있다.

결국 자본주의 매커니즘이 인류세를 낳았고, 그 결과 인류세가 인류가 인류를 위협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생산-소비를 공통 축으로 전개되는 지구생태계의 순환과 사회경제체계의 순환은 통합적으로 사회-자연 체계를 구성한다. 이러한 통합적 체계 구성에서 어느 한 순환체계는 다른 순환체계에 영향을 미치며 공진화(coevolution)한다. 즉, 한 순환체계의 위기는 다른 순환체계의 위기를 초래한다. 따라서 인간이 자연을 대상화하여 정복하는 것은 자연뿐 아니라, 인간을 대상화하고 지배하려는 것이며, 이는 결국 사회와 자연의 공멸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필히 다음과 같은 결론으로 이어진다.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에서 전개되는 생산과 소비 활동은 자연생태계가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나 지구적 생태위기를 심화한다. (...)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관리와 조정 없이 당면한 지구적 생태위기를 기술적으로 극복하기란 불가능하다."

 
생태적 녹색 전환 외에 대안 없다

 
최 교수는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은 결국 녹색 전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전환에 성공해 인류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인류세의 정의도 새롭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인류세가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지질학적 수준으로 바꿔 만들어진 시기라면, 그 위협을 극복하는 시대도 인류세로 명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위기에 압도되지 말고,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류세는 지구적 생태위기에 처한 인류가 이미 진입한 지질시대라기보다는, 앞으로 인간이 지구상에 만들어내야 할 새로운 생태문명의 대안적 세계를 상징하는 수사 또는 메타포로 이해될 수 있다. 즉, 인류세란 이미 도래했다기보다는, 현재 도래하고 있는, 또는 앞으로 도래할 지질시대다. 이 지질시대의 특성은 현재 인류가 당면한 지구적 생태 위기를 어떻게 성찰하고 이에 대처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인류세를 '인간이 만들어갈 새로운 생태 문명 시기'로 만들기 위해 중요한 건, 결국 인류세의 위기를 촉발한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최 교수가 강조한 배경이다. 
"위기에 처한 지구 생태환경에 대한 직접적 처방도 필요하지만, 더 긴요한 것은 이 위기를 초래한 인간의 의식과 (서구 근대성과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사회 구조, 즉 자연과 사회를 구분하는 이원론과 이에 바탕한 자연 지배 의식, 그리고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경제체제에 내재한 심각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따라서 작금의 그린 뉴딜로 수사되는 전환이 근본적 녹색 전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각에서 현 정부의 뉴딜에는 문제가 많다고 최 교수는 지적했다.

 
최 교수는 우선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한국형 뉴딜을 두고 "(생태위기라는) 위기 근원의 해소와는 무관"한 정책으로 "오히려 비대면의 고착화를 전제한 비생태적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 발 그린 뉴딜을 두고도 최 교수는 "그린 뉴딜의 진정한 의미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탈탄소 에너지 전환과 이를 통한 불평등 해소"에 있어야 하나, 정부 발 그린 뉴딜은 "과거 정부의 녹색성장에서 대규모 토목사업만 뺀 수준"으로 읽힌다고 개탄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62618555498028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시민들 "FM99.9 맞추고 ‘조선일보 폐간하라’ 빵 빵 빠앙~"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0/06/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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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촛불연대는 13일에 이어 27일 두 번째 차량 시위를 열었다. 많은 시민에게 알릴 수 있는 차량 선전물도 세심하게 챙겼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적폐청산을 바라는 시민들은 27일 오후 3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미래통합당 해체! 조선일보 폐간! 윤석열 OUT! 6.27 드라이브 스루' 출정을 알렸다.  © 박한균 기자

▲ 윤석열을 포승한 대형 조형물을 실은 차량이 미래통합당사를 향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시민들의 차량은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출발해 미래통합당사, 조선일보 사주 방상훈 집을 지나 쉐라톤호텔에서 검찰청까지 이동했다.  © 박한균 기자

▲ 시민들은 조선일보 사주 방상훈 집 앞에서 "조선일보 폐간하라 빵 빵 빠앙~" 경적을 울렸다.  © 박한균 기자

▲ 도심을 가로지르는 약 30여 대의 차량은 ‘적폐청산! 개혁완수!’ 구호가 적힌 노란 풍선을 휘날리며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선전물을 부착한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차량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다.  © 박한균 기자

“미래통합당 해체하라! 빵 빵 빠앙~”
“조선일보 폐간하라! 빵 빵 빠앙~”
“윤석열을 사퇴하라! 빵 빵 빠앙~”

적폐청산을 바라는 시민들은 27일 오후 3시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미래통합당 해체! 조선일보 폐간! 윤석열 OUT! 6.27 드라이브 스루' 출정을 알렸다.

광화문촛불연대는 13일에 이어 두 번째 차량 시위를 열었다. 많은 시민에게 알릴 수 있는 차량 선전물도 세심하게 챙겼다.

시민들의 차량은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출발해 미래통합당사, 조선일보 사주 방상훈 집을 지나 쉐라톤호텔에서 검찰청까지 이동했다.

이날 현장 소식은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FM99.9 주파수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참가자들은 차 안에서 FM99.9를 맞춰놓고 선두 차량의 연설을 듣고 구호에 따라 경적을 울렸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약 30여 대의 차량은 ‘적폐청산! 개혁완수!’ 구호가 적힌 노란 풍선을 휘날리며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양한 선전물을 부착한 자전거와 오토바이도 차량 시위에 합류하기도 했다.

차량 시위에 참가한 포천에 사는 한 시민은 “윤석열 아웃, 정치검찰 아웃, 조선일보 폐간, 미래통합당 응징을 위해 참가했다”고 적폐청산 의지를 전했다.

‘소녀상 만행 극우 유튜버 규탄’과 ‘국회 발목 잡는 미통당 규탄’ 등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권오민 청년당 대표는 차량 시위 취지에 대해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미래통합당 코스가 추가되었다"라며 "이제 와서 협치 대화 운운하며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깡패짓이나 벌이고 있는 미래통합당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물러가고 직접 시위를 벌이는 날까지 시청자분들의 많은 응원을 기다린다"라고 당부했다.

FM99.9 맞추고 ‘조선일보 폐간하라’ 빵 빵 빠앙~

조선일보 사주 방상훈 집 앞에서는 강성연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이 시민들을 향해 “조선일보는 일본어판 기사에서 일제강점기를 일본 통치 시대라 표현하고, 강제 징용 피해자 또는 강제 징용 노동자 대신 피해를 감춘 징용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국민들의 여론을 왜곡하는 등 일본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고 있다”면서 “이들이 죄에 합당한 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검찰의 개혁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가 폐간되는 그날까지, 방 씨 일가가 벌을 받는 그 날까지 함께 싸우자”라고 호소했다.

대검찰청 앞에서는 윤석열 사퇴와 정치검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승연 대진연 회원은 윤미향, 정의연에 대한 검찰의 탄압을 언급하고서 “검찰이 매국 검찰이니까 극우 언론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보고 그대로 받아 적기만 해도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것이다”라며 “언론이 떠들면 검찰이 집행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이 절실하며, 윤석열은 사퇴하라”라고 촉구했다.

서승연 회원은 지난 연말 제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공수처법)의 시행 일자가(7/15)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집행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국본 경기북부 회원은 "정치에 관심이 일도 없었다"라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행태를 보며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서초동 촛불집회에 나왔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들은 민주당에 압승을 안긴 힘이 있는 국민들이다"라며 "적폐 중의 최상급의 적폐는 정치검찰이다"라고 윤석열 사퇴를 촉구했다.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는 “‘윤석열 장모 사건’ 하나만으로도 윤석열 검찰총장 구속 사유는 충분하다”라며 “윤석열이 검찰총장으로 있는 한 대한민국 적폐청산, 검찰개혁은 없다”라고 밝혔다.

▲ 시민들은 대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사퇴와 정치검찰 개혁의 목소리를 높였다.  © 박한균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대검찰청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박한균 기자

▲ 차량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이 대검찰청에 도착해 선전물을 펼쳐 보이고 있다.  © 박한균 기자

▲ 시민들이 '윤석열 OUT! 검찰개혁!', '박멸 미래통합당, 조선일보' 선전물을 펼쳐 보이고 있다.  © 박한균 기자

2020년 6월 26일 금요일

문 대통령의 연설... 지워버리고 싶다

[논평] 문 대통령의 연설... 지워버리고 싶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6/27 [02:19]
국민은 파국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지난 23일 북의 대남군사행동을 보류로 다시 무엇인가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생각했기에 대통령의 연설을 주목했다.

국민은 현 남북관계 위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풀 방법을 제안하지 않겠냐고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연설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6.25 전쟁, 즉 한국전쟁이어서 그랬을까. 

대통령의 연설은 친미사대, 반북의식, 통일 포기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2년 전 평양의 15만 동포들 앞에서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합니다”라고 연설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사라졌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위대한 동맹”, “굳건한 한미동맹”을 이야기하며 미국을 추어 올렸다. 

지금 남북관계를 위기에 처하게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미국 아닌가.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내세워 승인으로 남북관계를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는 한미워킹그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위대한 동맹을 이야기하며 미국에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의 친미사대의식이 뼛속깊이 배어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반북의식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에 주어가 없지만, 북을 겨냥한 말이라 보인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한반도에 전쟁의 위협은 진정 누구에게서 오는가. 끊임없는 전쟁훈련을 하는 것은 한미 당국이 아닌가. 오히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에 긴장을 몰고 오는 원인이 아닌가. 그리고 누가 끊임없이 한반도 주변에 전략자산을 배치하며 우리의 영토와 영해, 영공에 들어오고 있는가.

그리고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과 경제 비교를 하면서 체제경쟁은 끝났다고 밝혔다. 

나라를 평가할 때 물론 경제력도 중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나라를 제대로 평가, 비교하려면 나라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를 포함한 사회 전반을 비교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닐까.   

보통 사람을 평가할 때도 경제력만이 아니라 인품, 언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국민은 자기가 가진 돈만 믿고 갑질하는 사람을 경멸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돈이 적은 사람을 무시하거나 패배자로 보는 것은 아주 천박한 졸부 근성이다. 

경제를 비교하며 체제경쟁이 끝났다고 주장한 문 대통령이 졸부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는 문 대통령의 대북 우월의식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 보인다.  
    
결국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반북적인 인식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서 나타난 친미사대적이고 반북적인 인식은 통일 포기로 연결되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친 남북관계 관련한 연설에서 통일을 언급한 적은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진정으로 통일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랍니다”,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로 문 대통령 스스로가 통일 의지가 없음을 공개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문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파국에 처한 남북관계를 돌파할 우리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까.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대통령의 연설을 지워버리고 싶다.

2020년 6월 25일 목요일

경찰, ‘대북전단 살포’ 탈북단체 큰샘 압수수색

“박상학 동행 하에 자유북한연합 압수수색도 곧 진행”
김백겸 기자 kbg@vop.co.kr
발행 2020-06-26 11:45:13
수정 2020-06-26 11: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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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0시15분께 강원 홍천군 서면 일원에서 탈북민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홍천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2020.6.23
23일 오전 10시15분께 강원 홍천군 서면 일원에서 탈북민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 풍선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홍천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경위를 파악 중이다. 2020.6.23ⓒ사진 = 뉴스1, 독자 제공 

경찰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탈북민 단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탈북민 단체 '큰샘'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큰샘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의 동생 박정오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대해서도 "박상학 대표의 동행 하에 곧 압수수색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1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대북 전단 및 PET(페트)병 살포 행위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 항공안전법, 공유수면법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경기도도 지난 23일 두 단체를 비롯해 순교자의 소리,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등 총 4개 단체를 "국가안보를 해치는 불온자금 유입이 의심되며, 후원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해 횡령과 유용이 의심된다"며 사기 혐의로 경기북부지방청에 수사의뢰했다. 경기북부청은 해당 사건을 이미 이들 단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지방청에 이관했다.
경찰 수사의뢰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밤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했다.
큰샘은 이보다 앞선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북한으로 보낼 쌀 페트(PET)병 띄우기 행사 예정했다가 잠정 보류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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