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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6일 일요일

볏짚 사라진 철원 들판, 재두루미 일본으로 내쫓나


윤순영 2016. 11. 06
조회수 162 추천수 0
들판엔 낙곡 대신 곤포사일로만 가득, 올해도 재두루미 2천마리 찾아
먹을 것 없는데 탐조대 건설 등 관광개발만 늘어, 중간기착지 전락 우려

크기변환_DSC_4730.jpg» 겨울나기를 위해 철원평야를 찾아온 재두루미.

해마다 10월 말부터 11월 초순이면 재두루미가  어김없이 이 땅을 찾는다. 혹독한 긴 겨울을 한반도에서 나기 위해 또는 일본으로 가기 위한 중간 쉼터 삼아 온다. 가을의 진객 두루미를 만나기 위해 25일 철원평야를 둘러보았다.

크기변환_DSC_1738.jpg» 새끼를 데리고 온 재두루미 부부가 무리와 합류하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머물고 있다.

크기변환_DSC_1494.jpg» 다시 철원평야를 찾은 재두루미 부부는 주변이 낯선지 주변을 둘러보기 바쁘다. 낮 설어 여기저기 살펴본다.

크기변환_DSC_1482.jpg» 논둑 위에 재두루미 무리가 모여 있지만 자리 다툼이 심하다.

2천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어김없이 철원평야를 찾아왔다일부는 철원에서 월동을 하고 나머지는 일주일 안에 월동을 위해 일본 이즈미로 날아갈 것이다.

크기변환_DSC_1768.jpg» 벼를 베고 난 밑둥에서 벼 새싹이 파랗게 올라왔다. 볏짚을 모조리 걷어간 논의 풍경이다.

크기변환_DSC_1801.jpg» 재두루미가 앉은 논마다 볏짚을 찾아볼 수 없다.

추수가 끝난 논바닥에서 볏잎이 파릇파릇하게 올라와 가을의 정취가 어색하게 다가온다재두루미의 낙원으로 손색이 없지만 볏짚을 거두어 모아놓은 곤포 사일로가 여기저기 쌓여있다.

크기변환_DSC_1834.jpg» 볏짚을 수거한 곤포사일로 앞에 재두루미가 서 있다.

해마다 그렇듯이 올해도 논바닥에 남겨진 볏짚은 찾아볼 수 없다철원평야에 볏짚이 남아있다면 재두루미는 결코 먼 길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크기변환_DSC_1666.jpg» 평야를 오가는 재두루미 무리.

크기변환_DSC_1774.jpg» 처음 철원평야에 도착한 재두루미나 철원평야를 떠날 재두루미들은 안정감이 없는 행동을 보인다.

크기변환_DSC_1596.jpg

크기변환_DSC_1704.jpg»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선회하는 재두루미 무리.

탐조대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일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재두루미와 두루미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이 중요할까. 

두루미가 논바닥에 떨어진 낱알을 먹을 수 있도록 볏짚을 남겨놓는 약간의 보살핌 만으로도 일본 이즈미로 향한 상당수 재두루미는 철원에 주저앉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철원에 머물던 재두루미마저 떠나 철원은 그저 중간 기착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철원군의 발전을 위해 어느 쪽이 도움이 될까.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날 때부터 판검사에 죽어서도 판검사?

날 때부터 판검사에 죽어서도 판검사?

휴심정 2016. 11. 03
조회수 1541 추천수 0
세상의 조건들 흩어지면 들국화처럼 스러져 가는데...
그저 개체는 유한할 뿐인데 욕심과 무지가 자리 잡아

z1.jpg» 헌법재판소. 사진공동취재단

김형태/ <공동선> 발행인·<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가을비가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립니다. 여름 끝 무렵부터 피어나기 시작해 가을 내내 마당을 노랗게 밝히던 금계국도 다 시들어 버리고, 하얀 구절초 꽃들도 서서히 그 흰 빛이 꺼져 갑니다. 그래서 매일 마당을 가꾸는 늙은 어머니는 삶의 마지막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시고, 엊그제 재롱둥이 외손주를 천리만리 먼 이역 땅으로 떠나보낸 처의 입가엔 주름이 더 깊어 졌습니다. 
 덧없는 삶입니다.
 얼마 전 어느 상가에 조문을 갔더랬습니다. 마침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같이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마주앉은 이는 십몇 년만에 보았는데 옛날에 그랬듯이 반말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네자 그 친구는 또박또박 존댓말로 답을 하는 거였습니다. 그렇다고 나도 존댓말로 바꾸는 게 좀 그래서 나는 계속 반말을 하고 그는 계속 존댓말을 하고, 반말, 존댓말, 반말, 존댓말.... 참 불편하게 밥을 먹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판사로 지내면서 법원의 고위직에 있다가 퇴직을 했기에 아마도 오랜만에 만난 나로부터 반말을 듣는 게 마뜩하지 않아서 존댓말 듣기를 기대하고 먼저 말을 올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엄청난 돈, 엄청난 권력이 잊게 만들어
 별자리 군인, 대기업 회장, 판검사, 목사, 신부, 스님들..., 수많은 사람들이 우러르는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스스로를 ‘날 때부터 판검사에 죽어서도 판검사’, ‘날 때부터 신부에다 죽어서도 신부’라고 여기지 않나 싶습니다. 이 몸, 이 능력, 이 자리라는 게 그저 잠시 여러 조건들이 모여 꾸려냈던 것일 뿐이고 이 조건들이 흩어지면 저 하얀 들국화 꽃처럼 스러져 갈 것이어늘....
 ‘날 때부터 성철 스님에 죽어서도 성철 스님’. 이런 생각의 밑바닥에는 개체의 유한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심 또는 무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엄청난 돈, 이 엄청난 권력, 이 엄청난 사람들의 떠받듬이 결국은 자신도 하잘 것 없는 개체에 불과하다는 걸 잊게 만듭니다. 그래서 옛 이집트의 왕들처럼 자신을 신이라고 여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그저 개체는 유한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 유한한 개체는 아무리 도를 닦아도, 아무리 기도를 열심히 해도, 아무리 자기 자신을 내버려도 결코 무한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고타마 스승께서 우리에게 탐(貪) 진(瞋) 치(痴)를 버리라 가르치셨지만 유한한 이 세상에서는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경지입니다. 탐하는 마음, 성냄, 어리석음을 버릴 능력이 없게 타고난 이가 대다수요, 청춘남녀의 서로를 향한 육체적 탐냄이 없으면 인류가 아예 사라져 버릴 거고, 농민을 물대포로 쏘아 죽게 만든 체제와 사람들을 향해 성내지 않는다면 이런 억울한 죽음은 끝없이 이어질 겁니다.
 완전히 ‘나’를 버린 라마나 마하리시 같은 성자도 다른 개체의 생명인 밀이나 풀을 먹어야 사니 결코 무한이 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성철 스님이나 마더데레사 수녀나 마하리시 성자가 도를 닦아서, 사랑을 베풀어서, 이기심을 버려서, ‘해탈’하고 ‘구원’받았다면 그는 이미 개체인 성철이나 마더데레사가 전혀 아니므로 그 개체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개체는 유한할 뿐입니다. 그저 유한한 개체가 무한을 향해 애쓰다 갈 뿐입니다.

z2.jpg»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자신의 잣대 멋대로 끌어다 하느님 이름으로
 그리고 이 유한한 개체가 ‘무한’을 향해 하느님이니 불성(佛性)이니 도(道)니 하고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 무한은 유한의 하나, 개체가 되고 마니 이 무한을 향해 이름 붙여서도 안됩니다. 하느님이 있네, 없네 하고 싸우는 것 자체가 저마다 나름의 허깨비를 만들어 놓고 다투는 부질없는 짓입니다. 노자는 일찌감치 “도가도 불상도(道可道 不常道)”라, 도를 도라 이름 붙이면 참된 도가 아니라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무한’을 유한한 자신들의 잣대로 멋대로 끌어다 대 유한으로 만들고 마니 미국 대통령 부시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라크를 침략하여 무수한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래서 노자는 이런 말씀도 남겼습니다. “천지불인 이만물 위추구 (天地不仁 以萬物 爲芻狗)”.
 하늘은 어질지 않아 만물을 풀강아지로 여긴답니다. ‘풀강아지’는 중국에서 제사 지낼 때 쓰는 짚으로 만든 강아지 인형으로 제사가 끝나면 내다버린다니 하찮은 것을 뜻합니다.
 하늘이 어질지 않다? 이 말은 부시 같은 기독교인들이 입만 열면 떠벌리는 ‘하느님 사랑’을 역설적으로 뒤집어 버리는 표현입니다. 하느님 사랑이니 하면서 무한을 끌어다가 유한의 욕심을 채우는 짓을 하지 말라. 유한한 우리의 잣대로 무한을 어질다고 표현하지 마라.
 태어나기 전부터도 회장님, 죽어서도 회장님?
 그저 개체는 유한할 뿐입니다.
 개체는 무한을 유한의 잣대로 잴 수 없습니다.
 그저 유한한 개체가 무한을 향해 애쓰다 갈 뿐입니다.
 그런데 저 수백 명의 어린 학생들은 왜 차디찬 바다 속에서 죽어 갔을까요.
 하늘은 저 아이들을 풀강아지로 여긴 걸까요. 
 
 ※ <공동선> 2016. 11~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comngood.co.kr/                         

2016년 11월 4일 금요일

사설]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박근혜·최순실 국정문란 사태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에는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사과 발표보다 일부 진전되었다고 평가할 만한 대목이 있다. 그때 박 대통령은 진심이 담기지 않은 형식적 사과, 사안의 심각성을 반영하지 못한 거짓 해명, 궁색한 변명과 회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번 담화문에서는 국정문란 사태가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준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 대통령 자신에게 잘못과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또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을 강조했다. 특별검사의 수사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여전히 이 나라를 흔들고 있는 국정문란 사태가 단지 자신의 선의가 잘못 전달된 결과,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을 위해 쓰여져야 할 국가권력을 개인의 재산 축적을 위해 동원하고, 공동체에 필요한 일을 하도록 맡겨진 국가관료 조직을 사병처럼 부리고, 기업과 대학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함부로 훼손한 행위는 선의였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의라는 것도 과연 존재했는지 믿기 어렵다. 장관 및 참모들과는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논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재벌 총수와 만나서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일군 기업의 부를 자신의 측근을 위해 쓰도록 강요한 일은 결코 선의의 영역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나라를 파탄 지경으로 만든 사람을 한 명만 고른다면 바로 박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최순실씨를 사법처리해서 국정에 간여하지 못하게 막는다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이 모든 것을 최씨 개인 비리로 치부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계속 국정을 이끌 수 있겠다고 믿어서 그런 것 같다. 만일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선의와 다른 것이었거나, 불가피한 실수였다면 박 대통령 기대대로 그런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국정문란은 우발적인 것도, 남의 잘못인데 대통령이 뒤집어쓰게 된 것도, 예외적인 현상도 아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를 마다하고, 집권당과의 협력도 포기한 채 1인 통치, 그것도 최씨의 조언과 지침에 충실히 의존한 1인 통치를 했다. 그 결과 정치는 전쟁터로 변질되고, 경제는 바닥에서 헤매고, 사회는 분열과 갈등으로 갈라지고, 안보는 불안해지고, 시민의 삶은 어려워졌다. 박 대통령의 3년9개월 재임 기간은 시민, 지식인, 언론, 시민단체, 정치인들이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국정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호소하고 건의하고 항의한 세월이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이런 정도의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으면 대통령은 국정 전환의 기회, 성공적 국정의 계기로 삼을 만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일방통행을 계속함으로써 기회를 잃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시민들이 집권당에 큰 패배를 안겨주는 것으로 박 대통령에게 경고하며 다시 기회를 주었다. 시민들은 야당과의 대화와 협치를 요구했지만, 박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면서 이 두 번째 기회도 놓쳤다. 시민과 야당이 반대하는 갈등 현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며 대화 정치를 거부했다.
지난달 최씨 국정농단이 처음 드러났을 때도 박 대통령은 그것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그때 진정한 사과, 즉 자신의 잘못을 소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면서 근본 대책을 세우고 대화정치 전환, 국정 쇄신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는 대신 개헌 제안으로 시민의 시선을 딴 데로 돌려놓으려는 정치적 기교를 부렸다. 세 번째 기회를 버린 것이다. 그런 권모술수는 결국 역풍을 불러왔다. 이럴 때는 더 이상 상황을 호도하는 잔재주를 부리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그는 거짓 해명과 성의 없는 의례적 사과로 대응했다. 네 번째 기회를 찬 것이다. 이제는 시민과 야당, 시민단체는 물론 여당까지 그런 접근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런 국면이면, 대통령은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고 국회에 내각 구성을 위임하라는 다수의 의사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러나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홀로 살면서”와 같은 동정여론을 자극하는 말로 여전히 본질을 가리려 했고, 자신의 거취, 향후 국정 안정화 방안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이런 위험한 통치는 사실 취임 이후 일관된 것이었다. 이번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일시 조성된 난국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 닥친 위기는 새로운 것이 아닌, 3년9개월간 축적된 결과이자 그 연장선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미끼를 던져 시민이 물어주기를 바라는, 모욕적인 수법을 구사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해왔는데 앞으로는 그렇지 않으리라 믿을 근거가 없다. 우리는 이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박 대통령에게 더 기회를 줄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할때 고려해야 할 것은 최근 두드러진 박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 부재다. 그는 위기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위기를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그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 위기는 잦아들지 않을 것이며 난국은 계속될 것이다. 나아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런 조건에서는 시민들의 안전과 삶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불편한 진실 앞에 솔직해져야 한다. 정당들, 정치인, 대선주자들은 이 길을 피하고 싶어 했다. 박 대통령도 이 길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옳고 그름을 말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중대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검찰의 수사 대상자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 탄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탄핵이 어느 정파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떠나 그는 이제 탄핵 대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 주권자인 시민은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재충전하고 복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통치의 원천이 고갈되었고 대통령은 권력을 행사할 정당성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가기를 시민이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게 중요하다. 그는 여야, 국회, 시민을 설득하고 이끌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을 상실했다. 국가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권위도 땅에 떨어졌다. 대통령은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기도 하다. 통치권을 행사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태를 1년3개월 지속하겠다는 것은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정책임을 맡는다는 전제하의 막후 통치, 수렴청정, 총리 내치·대통령 외치의 실험은 매우 위험하기도 하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대통령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면 누굴 내세우든 대통령 대리인에 불과하고 대리인으로는 국정을 책임 있게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여 즉시 사임을 선언해야 한다. 
정부 수립 이래 혁명이나 쿠데타가 아닌 상황에서 대통령 사임은 처음이라 낯설고 또한 두려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벼랑 끝을 향해 달려가는 차를 멈추는 일이 우선이다. 차를 멈춰 세운 다음 시민, 여야, 지식인들이 지혜를 모으면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다. 일단 대통령이 사임을 선언하더라도 실제 사임은 국정 안정을 위한 과도 기간을 고려해 미뤄둘 필요가 있다. 국회가 잠정적인 기간 동안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 대통령의 실질 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로만 남아 있어야 한다. 내각은 당연히 중립적이어야 하므로 대통령은 탈당하고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서 국정 안정을 꾀하고 공정한 대선이 이루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 중립정부는 또한 여야 간 대립하는 현안의 집행을 유보하고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항만 다뤄야 할 것이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 참담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열정, 정치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정현 신부 "100만 명 광장에 모여 활화산이 되자"


[이 사람, 10만인] 길 위의 신부 문정현
16.11.04 21:33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영상:정대희쪽지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인 문정현 ‘길 위의 신부’를 만나서 현 시국에 대한 말씀을 영상에 담았다. [편집자말]


"활화산이 되어야 합니다. 광화문 광장이 미어터져야 합니다. 10만, 20만으로 되겠어요? 100만 인파가 되어야 합니다. 헌법은 유린됐습니다. 정권을 끌어내려야 합니다, 끌어내려야 헌법도 살아납니다."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문정현 '길 위의 신부'는 요즘 설렌다고 했다. "박근혜 정권의 거짓에 분노해서 광장에 모이는 촛불 시민들이 반갑다"고 했다. 

지난 1일 만난 문 신부는 "진실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지금 진실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 스스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광장의 촛불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헌정중단을 우려해 거국내각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데, 이건 속임수일 뿐"이라며 "그동안 최순실이 대통령을 대행한 것도 헌법 위반이며, 지금 대통령의 말도 안먹히는 상황이기에 이미 헌정 중단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광장에 모이는 국민들의 힘밖에 기댈 곳이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먼저 숨겨진 진실을 밝히고 드높이는 활화산이 되어 새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의견

故백남기 농민 장례 미사 거행, 엄숙한 분위기 속 죽음 애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행되고 있다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장례미사가 5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행되고 있다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2신, 오전 10시 30분

故백남기 농민 장례 미사 거행, 엄숙한 분위기 속 죽음 애도

5일 오전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故백남기 농민(세례명 임마누엘)의 장례미사가 진행됐다. 미사에는 사제·수도자·평신도·시민, 정치계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백 농민의 죽음을 애도했다.
오전 9시께 시작된 미사에는 고인의 관이 성당 안으로 모셔졌고 영정사진을 든 큰 아들 백두산 씨와 아내 박경숙 씨와 딸 백도라지·백민주화 씨가 제대 앞으로 고인과 함께 이동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미사를 시작하며 “백남기 형제가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한다”며 “특히 사랑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형제님의 유족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기도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강론을 맡은 김희중 대주교는 “우리나라의 보다 성숙한 민주화를 위하고 우리 농촌을 살리는 생명 산업 주역인 농민이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을 때 백남기 형제의 육체는 우리를 떠나지만 그분의 정신은 우리 가운데 살아 있을 것”이라며 “백 농민의 인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 나서기를 바라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고인의 큰 딸 백도라지씨는 “참석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고 아버지 가시는 길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장례미사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계 인사들도 참여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미사가 시작되기 전 “백남기 선생님과 유족분들, 그리고 농민들께 그저 죄송스러운 심정이다”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의원.
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종걸 의원.ⓒ김철수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고인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발인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 30분 쓰러지신곳에서 노제와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영결식을 개최한다ⓒ김철수 기자
1신, 오전 08시30분

“영면을 기원합니다” 故백남기 농민 발인

작년 민중총궐기 대회 당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의 발인식이 5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서울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백남기 투쟁본부가 함께 자리했다. 안치실에는 신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5분간의 발인 미사가 이뤄졌다.
고 백남기 농민 발인식 현장.
고 백남기 농민 발인식 현장.ⓒ뉴시스
고인의 시신이 안치실 밖으로 나오자 유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꽉 잡은 채 고인을 따라갔다.
고인의 아들 두산씨가 앞에서 고인의 영정을 들고 부인과 장녀 도라지씨, 차녀 민주화씨와 손자, 신부들과 투쟁본부가 뒤를 이어갔다.
이날 하늘이 흐린 가운데 고인의 발인에 참석한 사람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8시 5분께 고인이 운구차량에 실리자 가족들은 눈물을 참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운구차량은 8시 14분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떠나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백남기 농민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은 지 317일 만인 지난 9월 25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후 계속된 경찰의 부검시도로 인해 장례가 늦춰지다 41일 만에 발인이 이뤄졌다.

어산지 "힐러리, 사우디아라비아 IS 지원 고백" 폭로, 힐러리 대선가도 악재

어산지 "힐러리, 사우디아라비아 IS 지원 고백" 폭로, 힐러리 대선가도 악재
이용섭 기자 
기사입력: 2016/11/04 [19:2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시리아, 이라크에서 벌이고 있는 정부전복 무장세력 IS에게 클린턴재단에 기부하고 있는 큰 손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카타르가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내용을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업자이자 최고 대표가 폭로하였다.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사임 직후의 이-메일 내용에 대한 줄리언 어산지의 폭로로 몇 일 남지 않은 미 대선가도에서 힐러리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이 또 하나 놓이게 되었다.     ©이용섭 기자

위키리크스 최고 책임자이자 대변인 줄리언 어산지가 "클린턴 재단에 기부를 하는 사람들에 의해 IS가 재정지원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닉이 보도했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리비아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정부전복활동을 벌이고 있는 IS가 사우디 아라비아정부와 카타르 정부에게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위키리크스 설립자이자 최고책임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R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스푸트닉이 보도하였다.

스푸트닉은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을 사임한지 얼마되지 않은 2014년 초 클린턴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인 존 포데스타에 보낸 이메일이 있다. 이메일에서 IS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정부에 의해 재정지원 받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고 어산지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어산지는 힐러리 이메일에 사우디아라비아와 800억달러가 넘는 중요한 무기판매 거래에 대한 심각한 논의가 담겨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스푸트닉은 계속해서 "힐러리가 근무할 당시 미국의 무기 수출량이 달러기준으로 2배가 됐다"고 위키리크스 설립자가 언급했다."라는 줄리언 어산지의 폭로내용을 전했다. 이번 위키리크스 창업자이자 최고 대표인 줄리언 어산지의 힐러리의 이-메일 내용의 폭로로 11월 8일에 치루어지는 미대선가도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또 하나의 커다란 장애물이 가로놓이게 되었다.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창업자이자 최고책임자가 폭로한 내용은 국제정세분석가들에게는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본 지에서도 그간 외신번역을 통해서 시리아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무장활동을 하고 있는 IS나 시리아 반군 알 누스라전선 등이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아랍 에미레이트(UAE) 등과 같은 친미국가들에 의해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보도하였다.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나라들에서 해당 나라의 정부전복을 위해 무장활동을 하고 있는 IS는 미국 CIA, 이스라엘 모사드, 그리고 영국의 MI6가 조직하였으며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아랍 에미레이트 등 친미국가들이 재정지원을 하고 터키통로(루트)를 통해서 무기와 용병들이 공급되었다는 것은 양심적인 국제전략분석가들이나 언론들에 의해서 이미 다 밝혀져 있는 사실이다.

미국을 위시한 제국주의 연합세력들은 소위 색깔혁명이라는 것을 조작하여 자원이 풍부한 중동의 나라들이나 자신들과 맞선 자주를 지향하는 시리아, 예멘, 레바논 등을 끈임없이 내부혼란을 조장하였다. 또 이들 나라들에 대해 민주주의의 암흑지대요, 독재요 하면서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거대 언론(메스 미디어)을 통해서 심리전과 선전전을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동시에 줄리언 어산지가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의 내용을 폭로한 내용을 스푸트닉이 보도한 것처럼 자신들에게 거슬리거나 자원을 강탈할 목적에서 해당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반군세력을 조직하였으며 자신들의 괴뢰정부나 마찬가지인 친미국가들이 재정지원을 하도록 조장을 해왔다.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을 위시한 제국주의연합세력들은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세력들을 조직만 한 것이 아니라 재정지원, 정보제공, 무기공급, 군사훈련 및 전술전략수립 등 실질적으로 반정부세력들의 모든 것을 총 지휘해왔다. 반면 세계에 대고는 반정부세력들을 끈임없이 악마화 하면서 그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악마의 가면을 씌우고 이를 평화의 사도인 자신들이 제거하여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겠노라는 악마가 천사의 탈을 쓴 광대극을 연출하였다.

동시에 반정부세력 즉 테러리스트 제거라는 명목으로 해당 나라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전투기를 동원하여 직접 폭격을 감행하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동시에 반정부세력, 테러리스트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왔던 나라들이 바로 미국과 그를 따르는 국가들이다. 현재는 줄리언 어산지가 폭로한 시리아가 대표적인 국가이다. 물론 시리아 사태 이전에는 1990년대 초 유고연방의 해체, 리비아 가다피 정권에 대한 전복, 우크라이나 뷕토르 야누코비치 정부 전복이 있었다.

문제는 왜 미 대선이 4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미 현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대단히 민감한 문제를 폭로하고 나섰느냐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대선후보가 대선에 당선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거대한 세력이 존재를 한다고 보는 것이 양심적인 국제정세분석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노스드롭 그라만, 보잉, 베이 시스템 등과 같은 미국의 거대 군수산업체들이 제공하는 자금으로 대선을 치르고 있다. 따라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국제전략분석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세상에는 공짜란 없다. 하나를 받으면 그 몇 갑절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 속성이자 본질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미 군수산업체들이 제공하는 수억달러의(실제로는 수십억 달러) 자금으로 대선을 치른다면 당선 후 군수산업체들에게 그 이상의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이는 결국 세계정세가 대단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토대가 된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미국의 거의 모든 거대 군수산업체들이 힐러리 클린턴에게 대선자금을 제공한다는 것은 힐러리가 당선된 후 그들에게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은 산술적으로 계산할 필요도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확률이 대단히 높다.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이 땅이다. 현 조선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혹은 중남미 여러 나라들과 완전히 다르다. 조선반도 주변으로는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나라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특히 러시아, 중국 등은 미래에 미국의 위상을 넘 볼 국가들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이러한 세계 최강국들이자 대국들이 몰려있는 지정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조선반도를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국제전략가들은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조선반도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결같이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조-미관계이다. 특히 조선의 무력관계를 면밀히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들어 연속적이고도 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북의 최첨단 무기시험에 겉으로는 태연한 척 무시하는 태도를 미국이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이 느끼는 위협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미국의 합참의장이나 태평양 사령관 등 군부 뿐 아니라 미정보당국 고위직들에서 조차 북의 위협에 잠을 못 잘 정도라고 공공연하게 주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북을 악마화하고 자신들의 군사적 무력강화의 기회로 이용해보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북을 악마화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꾸며낸 말이라고는 하지만 북의 힘이 정말 형편이 없다면 과연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 그건 결코 아니다. 그만큼 북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발언들인 것이다.

이러한 조-미대결전 속에서 북의 힘이 막강하다면 결국 미국은 북과 전쟁을 하기에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 대형군수산업체들에게 대선자금을 전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는 그들에게는 대재앙이 될 수가 있다. 미국을 움직이는 세력들 특히 금융자본세력들은 북과 전쟁을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자본세력들은 힐러리를 낙선시키고 트럼프를 차기 미 대통령으로 당선되게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스푸트닉이 보도한 위키리크스 창업자이자 최고대표인 줄리언 어산지의 "힐러리, 사우디아라비아 IS 지원 고백"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폭로도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다.

세계적인 정세분석가들은 미 주류언론에서 보도하는 힐러리 클린턴의 압도적 우세라는 선전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분석을 하였다. 그 가시적인 현상들이 미 대선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푸트닉이 보도한 줄리언 어산지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내용 폭로가 포함된다.

미 대선은 조-미대결전과 결코 분리되어 진행될 수가 없다. 조-미관계는 미래 세계에 미국이 존재하느냐 사라지느냐의 양자택일의 길로 미국을 떠밀어가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즉 전쟁이냐 평화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미국에게 지워져 있다. 물론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조선의 승리 미국의 패배"라는 등식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북의 한결같은 주장이자 양심적 국제전략분석가들의 평이다. 그만큼 벼랑끝에 몰린 미국이기에 차기 미국의 대선이 미국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미국이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예술가들, 예술행동 공권력으로 막은 경찰에 공분

‘우리가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시국선언장 난장판 만든 경찰
“불법으로 시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종로경찰서 경비대장이 경찰서장의 명을 받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 2항에 의거 1차 해산할 것을 명령합니다.”
대통령 담화문 발표 30분 후인 4일 11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장에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하며 참가 예술가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해 참가 예술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날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는 20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모인 가운데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열고 각 분야별 발언과 성명서 낭독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예술행동으로 농성캥핑촌을 조성하겠다는 사회자인 송경동시인의 안내가 있자마자 불법시위에 대한 방송이 경찰차에서 흘러나왔다.
이후 시국선언장을 둘러싼 경찰들은 주최 측에서 준비한 텐트를 강제로 뺏어갔으며 예술가들이 들어가 앉아 있는 텐트마저 무력으로 찢는 등 무리한 진압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네는 아니다’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가수 연영석씨가 손가락을 다치는 등 일부 예술가들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결국 주최 측에서 준비했던 1인용 텐트 15동은 온전한 모습이 아닌 찢겨지고 망가져 다시 쓸 수 없는 형태로 경찰에 의해 모두 수거됐으며 예술가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를 외치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들은 87년 명동이나, 미국의 아큐파이운동 당시 주코티공원같이 자발적인 시민 참여형 농성캠핑촌을 형성하고 대중행동의 장, 광장의 정치의 장이 되도록 다양한 예술행동을 해나갈 계획이었고 경찰은 이를 불법으로 보고 강제 진압에 나선 것.
.▲ 임옥상화가가 청와대를 배경으로 문화8적을 그려넣는 그림퍼포먼스를 펼치는 가운데 경찰들이 현장을 둘러싸고 있다.
경찰은, 임옥상 화가 등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인물들이 프린팅된 인쇄물로 퍼포먼스를 펼치자 주위를 에워싸며 “3차 해산 명령에도 불구하고 해산하지 않을 경우 각자 개별적으로 형사 처벌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경고합니다” 등의 경고방송을 하는 등 이날 시국선언과 예술행동이 불법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예술인들과 시민들은 “경찰들이 미친 거 아니냐” 며 ‘최순실게이트를 넘어 박근혜게이트’로 온 국민이 분노로 차있고 대통령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는데도 평화적인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붙이며 강제 진압하는 경찰에 대해 항의와 야유를 보냈으며 일부 예술가들은 늦은 밤까지 항의를 담은 개인발언과 함께 소박한 예술무대를 꾸렸다.
한편 이날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은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게이트’ 중 상당 부분이 문화사업과 관련돼 있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예술 검열의 칼날을 휘두른 현 정부에 대한 예술계의 강력한 항의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 이번 시국선언에는 7449명의 문화예술인과 288개 문화예술단체들이 참여했다.
선언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7449명의 문화예술인과 288개 문화예술단체들이 채택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민주주의 말살과 문화예술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문화계 실세로 알려진 전 문화창조융합본부단장 차은택씨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 등을 ‘문화8적’으로 규정하고 사퇴 및 처벌을 촉구했다.
.▲ 문화계 실세로 알려진 전 문화창조융합본부단장 차은택씨를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비서관 등을 ‘문화8적’ 현수막을 배경으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예술인들
<문화예술가 시국선언문>
이것은 국가가 아니다. 문화도 아니다.
예술도 아니다. 사람도 아니다.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문화행정 파괴의 실체
박근혜는 퇴진하라 !

이것은 국가가 아니다. 문화도 아니다. 예술도 아니다. 사람도 아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파탄내고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설마설마 했던 일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세월호 재난 이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국정운영의 미스터리가 이제야 하나씩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최순실은 국가 위에 군림하며 국정을 농단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의 인사, 예산, 외교, 안보 등 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전횡을 묵인 방조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많은 비리와 전횡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 문화융성, 창조문화융합이란 국가 문화정책의 슬로건은 오로지 최순실, 차은택의 사익을 위한 허울 좋은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 최순실의 말 한마디에 문체부의 고위 공직자들이 억울하게 쫓겨났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부터 김종 전 문체부 제2차관,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이 정권의 문체부 산하 기관장들 상당수가 최순실, 차은택의 인맥과 학연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문체부 인사와 예산 장악의 주역 혹은 부역 노릇을 했다.
최근 공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도 최순실-차은택의 문체부 장악 시점과 맞물려 청와대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여름에 청와대 정무라인 쪽 사람들이 세종시 문체부 청사로 찾아왔고 그 자리에서 이들은 ‘이름’이 빼곡하게 적인 A4 용지를 건네며 ‘이 사람들은 지원해주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이른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이 노골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그러는 사이 2014년 8월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은 ‘밀라노엑스포한국관’ 총감독과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맡고, 그가 추천한 전 제일기획 상무출신 송성각은 같은 해 12월에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2014년 10월 즈음에 문체부의 1급 공무원들이 청와대의 지시로 강제로 물러나고, 이후 곧바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문체부 설립 허가를 받게 된다. 2014년에 시작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과 이후에 지금까지 벌어진 수많은 예술검열 사례들, 그리고 최순실-차은택-김종의 사적인 인맥으로 분탕질 된 문체부의 치욕적인 인사조치 및 주요 문화정책사업의 예산 몰아주기는 매우 체계적으로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는 지난 10월 18일 광화문 기자회견에 이어 다시 거리에 나왔다. 지금 대한민국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무능한 집권세력들의 국정 파탄으로 인한 총체적 난국의 상황, 돌이킬 수 없는 국가 위기의 사태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지지율이 10%도 안 되는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인정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 각지에서 집회에 참여한 일반 시민, 대학생, 노동자, 농민들의 분노에서 알 수 있듯이, 민심은 이 정권을 정당한 정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더 이상의 국가적 비극에 오기 전에,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하는 새로운 국가, 새로운 사회가 오기를 국민들은 열망하고 있다.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문화행정 파괴의 실체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최순실-차은택-김종 그리고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이어지는 예술검열과 문화행정의 파탄행위는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방조, 묵인 없이 진행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최순실과 안종범 전 수석은 구속되었고, 사퇴한 문고리 3인방과 도망간 차은택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문화행정 파탄의 부역자 김종덕 장관은 물러나고, 김종과 송성각은 사퇴했다. 그들은 조만간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이며 구속되거나 특검의 역사적 증언대에 오를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문화행정 파괴의 실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만 남았다.
오늘 시국선언에 참여한 7449명의 문화예술인과 288개 문화예술단체는 노동자, 농민, 학생, 국민 모두의 분노와 함께하며,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문화예술을 죽음으로 몰고 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선언한다. 문화예술계의 검열과 블랙리스트 사태, 문체부의 인사, 사업, 예산의 비리와 파행이 모두 최순실-차은택-김종덕-김종의 검은 커넥션에서 야기된 것이 확인된 이상, 우리는 이 모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정파탄, 국기문란, 민심이반 책임의 실체는 최순실이 아니라 바로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다. 민심은 이미 결정했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하나. 예술가를 길들이려 하지 말라, 예술가들을 검열하지 말라, 예술가들을 돈으로 휘두르려 하지 말라!
하나. 최순실과 함께 국가의 문화행정을 파탄 낸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구속 수사하고,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박명성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최순실-차은택의 문화 부역자들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
하나.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최순실-차은택의 특혜 및 이권사업, 문체부의 인사전횡에 대해 국정감사 및 국회 청문회를 즉각 실시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운명을 가늠하는 비상사태의 시점에 있다. 국민 총궐기로 박근혜 정권을 끝장내고 국민 주권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자!
2016년 11월 4일(금)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시국선언 참가자 7449명, 288개 단체 일동

[사진으로 보는 '블랙리스트 예술가' 시국선언 및 예술행동 현장]

▲ 경고방송을 하고 있는 경찰


권미강 기자  kangmomo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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