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며 민주화운동 열사들의 부모들이 11일 기어코 곡기를 끊기로 했다.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인 지 이날로 552일째였다. 하지만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논의할 국회에선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입하게 된 단식은 자식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나 다름 없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열사들의 부모들이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현우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상황실장은 “이제는 (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아니라 떳떳한 ‘국가유공자’로 내 자식과 내 남편과 내 형제자매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자고 싸워오고 계신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참담한 심정으로 80세, 83세, 85세 어르신들께서 곡기를 끊으신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하게 단식이 종료되길 바란다”며 “그 단식의 종료 시점은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되는 시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협은 1986년 창립 이후부터 ‘국가가 나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당하신 분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422일간의 농성으로 2000년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민주유공자법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었다. 매 국회 때마다 민주유공자법은 발의와 자동 폐기를 반복해왔던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2020년 9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의원 20명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사망 또는 행방불명, 상이를 입은 사람으로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심의·결정된 사람(민주유공자)’을 예우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제출된 지 3년 만인 지난달 9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의1소위에서 단 한차례 논의를 한 것이 전부이다. 그 뒤로는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열사들의 부모들이 애끓는 심정으로 결국 곡기를 끊기로 결심한 배경이다.
단식 농성은 장현구 열사의 아버지인 장남수(85) 유가협 회장이 시작한다. 다가오는 6월 10일 범국민 추모제가 열리는 날까지 유가협 회원들이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인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장남수 회장은 “과거 독재 정권에서 우리 국민은 권리를 찬탈당하고 수십 년 동안 살았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죽었다. 분신하고 투신하고, 고문으로 죽고 최루탄에 맞아 죽고 토끼몰이로 죽었다”며 “이처럼 죽은 분들과 부상을 당한 분들 만을 위해서라도 우선 민주유공자법을 만들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기 몸을 불사르고 투신했던 분들 덕에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올 수 있었다”며 “그런데 왜 그들이 민주유공자가 되서는 안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법을 제정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고 단식도 계속하겠다”며 “이 법을 만들어서 우리가 열사들에게 진 빚을 갚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회장의 결의에 찬 발언이 끝나자, 한 상황실장은 “오늘부터 장남수 아버님이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될 때까지 단식을 하시겠다고 하는 걸 저희들이 많이 말렸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단식 선언 소식을 듣고 각계 시민사회 인사들도 이날 국회 앞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우리가 더 열심히 싸울 테니 단식을 하지 마시라”고 말렸지만 완강한 유가족들에겐 소용이 없었다.
장현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단장은 “단식하시는 걸 많이 만류했다. 그런데 어느 어머님이 ‘자기가 이제 80세가 넘었는데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자식의 온전한 명예를 찾아주지 못하고 내가 죽어서 자식을 만나면 무슨 면목이 있겠냐’는 말씀을 하셨다”며 “그 말씀에 저희도 더 이상 만류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 돌아가신 전태일 열사의 이소선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박정기 아버지, 이한열 열사의 배은심 어머니도 똑같은 마음이셨을 것이라며 “함께 힘을 모으자, 6월 항쟁 (기념일) 이전까지 반드시 끝장 내자”고 호소했다.
이러다보니 단식 농성을 선언하는 기자회견 자리는 내내 숙연한 분위기였다. 80대 고령의 유가족을 거리로 내몬 것도 모자라 곡기까지 끊게 했다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특히 강민호⋅박태순 열사 추모사업회 회원인 정춘영 씨는 편지를 낭송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자식들의 명예를 찾기 위해 자식들의 죽음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민주유공자법 쟁취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하신다. 민주유공자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그 길을 멈추지 않겠다고 하신다. 아직도 두 눈에 먼저 간 자식들의 얼굴이 선해 멈출 수 없다고 하신다”며 “저희는 할 말이 없다. 어머님, 아버님 죄송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유가족들이 하루 빨리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잇따라 다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80세가 넘은 고령의 부모님들께서 곡기를 끊고 노상 단식에 들어간다고 하는 말 듣고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사실 우리나라가 이 정도라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나라가 된 것은 바로 지난 군사독재 시절부터 민족민주운동에 몸을 바쳐 헌신하신 민족민주 열사들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민족민주 열사들이 유공자로 민주유공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아직도 우리 역사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우리의 투쟁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작에 통과됐어야 하는 법이었다. 대표적으로 지연된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끝내자. 그리고 내일이라도 모레라도 연세 많으신 우리 부모님들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덕욱 전태일재단·민주정신계승연대 이사장도 “배은심 어머님은 얼마 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천막 농성장에 오셔서 민주유공자법을 꼭 만들어 달라고 우리의 손을 잡으셨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런데 국회는 왜 20년이 넘도록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해놓고 여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냐. 그게 그렇게 힘드냐”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늘 당장 당론으로 민주유공자법 국회 통과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민주노총은 부모님들의 절규와 호소를 받아 안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서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고,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역시 “정말 참담하고 부끄럽고 어찌 할지 모르겠다”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야당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해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유공자법을 심의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1소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85년 구로연대 파업으로 구속된 안치웅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민주주의가 안치웅 같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죽음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여전히 민주화 열사들이 제대로 유공자로서 인정받고 예우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기도 하다”며 “이 민주화 유공자법은 여러 번 발의된 법안이다.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심의되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할 따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법에 대해 강한 반대가 있다. 반대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논의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거나 기피하거나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법의 통과를 책임져야 할 저희들 입장에서는 대단히 미안하고 참담하다”며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저희들의 약속에 대한 기대를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곡기를 끊으시는 것에 대해서 참담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전 말리고 싶다”며 “우리가 할 테니 제발 좀 더 기다려 달라. 참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희들에게 용기가 부족할 수도 있고 저희들이 더 과감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탓도 있다. 그러나 저희들은 끝까지 우리들이 해야 될 과제에 대해서 한순간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빠른 시간 안에 국회 논의를 진전시켜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 이상 이와 같은 애절한 호소와 고통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한 상황실장은 “국민의힘과 협의하고 합의해서 될 수 있는 법안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을 ‘운동권세습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얼토당토않는 궤변인 것을 알 수 있다”며 “민주당과 야4당은 힘을 모아서 단독 처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유가협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 당신을 버리고 우리 모두를 구했던 열사⋅희생자들. 그런 자식과 남편, 형제⋅자매들이 떠낸 뒤에 그들의 뜻을 이어 남은 인생을 민주화의 완성을 위해 싸워왔던 유가족들이 살아 있을 때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 제정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국회는 민주유공자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열사들의 부모들이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한현우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상황실장은 “이제는 (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아니라 떳떳한 ‘국가유공자’로 내 자식과 내 남편과 내 형제자매들에게 새로운 이름을 주자고 싸워오고 계신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참담한 심정으로 80세, 83세, 85세 어르신들께서 곡기를 끊으신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하게 단식이 종료되길 바란다”며 “그 단식의 종료 시점은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되는 시점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협은 1986년 창립 이후부터 ‘국가가 나서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당하신 분들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422일간의 농성으로 2000년에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민주유공자법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민주유공자법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었다. 매 국회 때마다 민주유공자법은 발의와 자동 폐기를 반복해왔던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는 2020년 9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의원 20명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사망 또는 행방불명, 상이를 입은 사람으로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심의·결정된 사람(민주유공자)’을 예우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이 제출된 지 3년 만인 지난달 9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의1소위에서 단 한차례 논의를 한 것이 전부이다. 그 뒤로는 아무런 소식이 없는 상태다. 열사들의 부모들이 애끓는 심정으로 결국 곡기를 끊기로 결심한 배경이다.
단식 농성은 장현구 열사의 아버지인 장남수(85) 유가협 회장이 시작한다. 다가오는 6월 10일 범국민 추모제가 열리는 날까지 유가협 회원들이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인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장남수 회장은 “과거 독재 정권에서 우리 국민은 권리를 찬탈당하고 수십 년 동안 살았다.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죽었다. 분신하고 투신하고, 고문으로 죽고 최루탄에 맞아 죽고 토끼몰이로 죽었다”며 “이처럼 죽은 분들과 부상을 당한 분들 만을 위해서라도 우선 민주유공자법을 만들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기 몸을 불사르고 투신했던 분들 덕에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올 수 있었다”며 “그런데 왜 그들이 민주유공자가 되서는 안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법을 제정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고 단식도 계속하겠다”며 “이 법을 만들어서 우리가 열사들에게 진 빚을 갚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회장의 결의에 찬 발언이 끝나자, 한 상황실장은 “오늘부터 장남수 아버님이 민주유공자법이 통과될 때까지 단식을 하시겠다고 하는 걸 저희들이 많이 말렸다”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의 단식 선언 소식을 듣고 각계 시민사회 인사들도 이날 국회 앞으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우리가 더 열심히 싸울 테니 단식을 하지 마시라”고 말렸지만 완강한 유가족들에겐 소용이 없었다.
장현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단장은 “단식하시는 걸 많이 만류했다. 그런데 어느 어머님이 ‘자기가 이제 80세가 넘었는데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자식의 온전한 명예를 찾아주지 못하고 내가 죽어서 자식을 만나면 무슨 면목이 있겠냐’는 말씀을 하셨다”며 “그 말씀에 저희도 더 이상 만류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마 돌아가신 전태일 열사의 이소선 어머니, 박종철 열사의 박정기 아버지, 이한열 열사의 배은심 어머니도 똑같은 마음이셨을 것이라며 “함께 힘을 모으자, 6월 항쟁 (기념일) 이전까지 반드시 끝장 내자”고 호소했다.
이러다보니 단식 농성을 선언하는 기자회견 자리는 내내 숙연한 분위기였다. 80대 고령의 유가족을 거리로 내몬 것도 모자라 곡기까지 끊게 했다며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특히 강민호⋅박태순 열사 추모사업회 회원인 정춘영 씨는 편지를 낭송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자식들의 명예를 찾기 위해 자식들의 죽음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민주유공자법 쟁취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하신다. 민주유공자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그 길을 멈추지 않겠다고 하신다. 아직도 두 눈에 먼저 간 자식들의 얼굴이 선해 멈출 수 없다고 하신다”며 “저희는 할 말이 없다. 어머님, 아버님 죄송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유가족들이 하루 빨리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잇따라 다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80세가 넘은 고령의 부모님들께서 곡기를 끊고 노상 단식에 들어간다고 하는 말 듣고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사실 우리나라가 이 정도라도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나라가 된 것은 바로 지난 군사독재 시절부터 민족민주운동에 몸을 바쳐 헌신하신 민족민주 열사들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런 민족민주 열사들이 유공자로 민주유공자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아직도 우리 역사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유공자법 제정은 역사를 바로 세우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우리의 투쟁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작에 통과됐어야 하는 법이었다. 대표적으로 지연된 정의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끝내자. 그리고 내일이라도 모레라도 연세 많으신 우리 부모님들이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이덕욱 전태일재단·민주정신계승연대 이사장도 “배은심 어머님은 얼마 전 돌아가시기 전까지 천막 농성장에 오셔서 민주유공자법을 꼭 만들어 달라고 우리의 손을 잡으셨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그런데 국회는 왜 20년이 넘도록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해놓고 여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냐. 그게 그렇게 힘드냐”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늘 당장 당론으로 민주유공자법 국회 통과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민주노총은 부모님들의 절규와 호소를 받아 안고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서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고,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역시 “정말 참담하고 부끄럽고 어찌 할지 모르겠다”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야당 국회의원들도 다수 참석해 “죄송하다.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유공자법을 심의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1소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85년 구로연대 파업으로 구속된 안치웅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이 자유와 민주주의가 안치웅 같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죽음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여전히 민주화 열사들이 제대로 유공자로서 인정받고 예우받지 못하는 현실에 놓여 있기도 하다”며 “이 민주화 유공자법은 여러 번 발의된 법안이다. 단 한 차례도 제대로 심의되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할 따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법에 대해 강한 반대가 있다. 반대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논의하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거나 기피하거나 질질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법의 통과를 책임져야 할 저희들 입장에서는 대단히 미안하고 참담하다”며 “이 법을 통과시키겠다는 저희들의 약속에 대한 기대를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곡기를 끊으시는 것에 대해서 참담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전 말리고 싶다”며 “우리가 할 테니 제발 좀 더 기다려 달라. 참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희들에게 용기가 부족할 수도 있고 저희들이 더 과감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탓도 있다. 그러나 저희들은 끝까지 우리들이 해야 될 과제에 대해서 한순간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빠른 시간 안에 국회 논의를 진전시켜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 이상 이와 같은 애절한 호소와 고통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한 상황실장은 “국민의힘과 협의하고 합의해서 될 수 있는 법안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을 ‘운동권세습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얼토당토않는 궤변인 것을 알 수 있다”며 “민주당과 야4당은 힘을 모아서 단독 처리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유가협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 당신을 버리고 우리 모두를 구했던 열사⋅희생자들. 그런 자식과 남편, 형제⋅자매들이 떠낸 뒤에 그들의 뜻을 이어 남은 인생을 민주화의 완성을 위해 싸워왔던 유가족들이 살아 있을 때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 제정 반대 입장을 철회하고, 국회는 민주유공자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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