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용어 인식 1000명 대상 설문
코로나 장기화되며 익숙해졌지만 “정확한 의미 모른다” 응답은 증가
외래어-한자어 기반의 전문용어, 일반화 과정서 의미 전달 불충분
국민들 순우리말 사용 가장 선호
동아사이언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의과학용어 이해도 높이기’ 기획의 일환으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과 여성 각 500명이 설문에 응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대상 용어는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해 순화가 필요한 방역 관련 용어 10개를 꼽았다. 역가, 더블링, 부스터샷, 팬데믹, 오심, 풍토병, 인플루엔자, 가이드라인 등이다. 한자어와 외래어 각각 5개를 꼽아 용어 유래에 따른 이해도 격차를 살펴봤다.
국민들은 전문용어와 외래어 용어의 순화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용어 중 국민들이 순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한 용어는 역가(항체를 희석시켰을 때 면역반응을 보이는 농도·51.3%)였다. 이어 더블링(확진자 두 배가 됐다는 의미·45.0%), 대증치료(원인이 아닌 증상만 완화하는 치료·43.4%), 부스터샷(추가 접종·29.8%), 팬데믹(전염병 대유행·24.7%)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역가’의 경우 ‘처음 들어본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2%에 달했다.
방역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외래어와 한자어 등 어려운 말이 사용됐다’고 말한 응답자가 절반가량이었다. ‘용어 자체로 뜻을 유추하기 힘들다’고 답한 응답자도 41%나 됐다. 연구현장이나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외래어와 전문용어가 일반화되면서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장기화되며 익숙해졌지만 “정확한 의미 모른다” 응답은 증가
외래어-한자어 기반의 전문용어, 일반화 과정서 의미 전달 불충분
국민들 순우리말 사용 가장 선호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민 10명 중 6명은 방역용어를 만들 때 연구자 입장에서 정확한 표현보다는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선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이 한자어나 영어보다 순우리말 용어를 선호한다고 답했다.동아사이언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의과학용어 이해도 높이기’ 기획의 일환으로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남성과 여성 각 500명이 설문에 응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대상 용어는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해 순화가 필요한 방역 관련 용어 10개를 꼽았다. 역가, 더블링, 부스터샷, 팬데믹, 오심, 풍토병, 인플루엔자, 가이드라인 등이다. 한자어와 외래어 각각 5개를 꼽아 용어 유래에 따른 이해도 격차를 살펴봤다.
○ 익숙해진 방역용어, 여전히 어렵다고 느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예전보다 방역용어에 익숙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용어에 대해 각각 ‘들어본 적이 있다’ 또는 ‘용어의 의미를 잘 안다’는 응답이 평균 76.3%에 달했다. 정부 브리핑 등을 통해 접하는 방역용어를 알지 못해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8.8%에 머물렀다.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68.2%가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TV나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지속적으로 방역용어를 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방역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오히려 많아졌다. 10개 용어에 대해 각각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응답은 평균 54.4%에 그쳤다. 방역용어에 대해 ‘어렵다’ 또는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85.5%였던 반면, ‘쉽다’ 또는 ‘매우 쉽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4.5%에 불과했다.
국민들은 전문용어와 외래어 용어의 순화 필요성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용어 중 국민들이 순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한 용어는 역가(항체를 희석시켰을 때 면역반응을 보이는 농도·51.3%)였다. 이어 더블링(확진자 두 배가 됐다는 의미·45.0%), 대증치료(원인이 아닌 증상만 완화하는 치료·43.4%), 부스터샷(추가 접종·29.8%), 팬데믹(전염병 대유행·24.7%)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역가’의 경우 ‘처음 들어본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52%에 달했다.
방역용어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외래어와 한자어 등 어려운 말이 사용됐다’고 말한 응답자가 절반가량이었다. ‘용어 자체로 뜻을 유추하기 힘들다’고 답한 응답자도 41%나 됐다. 연구현장이나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외래어와 전문용어가 일반화되면서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무분별한 전문용어, 외래어 사용이 문제
전문가들은 방역용어에서 전문용어나 외래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는 “역가는 면역학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이고, 대증치료는 임상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 부스터샷은 의사와 간호사 등이 병원에서 사용하는 실제 일상생활에서 노년층은 외국어 유래 용어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글문화연대가 2020년 외국어 유래 용어 3500개에 대해 일반 국민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전체 평균은 61.8점인 반면 70세 이상은 28.4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은 한자 용어에 부담을 느낀다. 가령 이번 코로나19 때 자주 사용되던 ‘지표(指標) 환자’나 ‘의사(擬似) 환자’ 등은 그 의미를 바로 알기 힘들다.이번 방역 관련 용어에 대한 조사에서도 국민들은 영어나 한자어보다 순우리말 사용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2%가 ‘순우리말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영어와 한자어를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25.4%, 12.6%였다. 순우리말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뜻을 이해하기 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윤경식 경희대 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쓰지 않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며 “앞으로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할 사람은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젊은층의 생각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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