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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5일 월요일

문 대통령의 경고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 갈 것"

19.07.15 16:50l최종 업데이트 19.07.15 17:50l







문 대통령 '입장'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문 대통령 "입장"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작심한 듯 과거사와 경제문제를 연계시켜 수출 제한조치에 나선 일본 정부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2시 30분부터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거사 문제를 경제문제와 연계시킨 건 양국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다"라는 경고장도 날렸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에 열린 30대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일본 정부의 수출 제한조치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처음 언급하면서 "일본 정부가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깊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과거사-경제 연계, 양국관계 발전 역사에 역행하는 처사"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과거사 문제는 한일관계에서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다, 때때로 우리를 아프게 찌른다"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별도로 관리하면서 그로 인해 경제, 문화, 외교, 안보 분야의 협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 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 역시 여러 차례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 문제대로 지혜를 모아 해결해 나가면서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라며 "(그런데) 일본이 이번에 전례없이 과거사문제를 경제문제와 연계시킨 건 양국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라고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행문제의 원만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제시했다"라며 "우린 정부는 우리가 제시한 방안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한 바 없다, 양국 국민들과 피해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논의해 보자는 거였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일본 정부는 아무런 외교적 협의나 노력 없이 일방적 조치를 전격적으로 취했다"라며 "일본 정부는 일방적인 압박을 거두고 이제라도 외교적 해결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함께 국제기구 검증 받아 의혹 해소하자"

이어 문 대통령은 "일본은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조치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의 민사판결을 통상문제로 연계시키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는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라며 "또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동참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공동노력에 대해 불신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질타했다.

한국은 현재 바세나르체제와 핵공급그룹, 미사일기술통제체제, 오스트리아그룹 등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돼 있다. 이 '4대 체제'에 따라 1735개의 물자가 수출통제 품목에 등록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그런 의혹을 실제로 가지고 있었다면 우방국으로서 한국에 먼저 문제제기를 하거나 국제감시기구에 문제제기를 하면 될 터인데 사전에 아무 말이 없었다가 느닷없는 의혹을 제기했다"라며 "논란의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해서는 양국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라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지난 12일 "일본 정부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밝히기 위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수출통제 4대 체제 위반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하자"라고 제안했다.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경제와 일본경제는 깊이 맞물려 있다"라며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은 서로 도우며 함께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제조업분야는 한국이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겪으면서도 국제분업질서 속에서 부품 소재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전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함께 성장해 왔다"라며 "(그런데) 이번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상호의존과 상호공생으로 반세기간 축적해 온 한일경제협력의 틀을 깨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일본정부의 수출제한조치를 엄중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더군다나 일본의 수출제한조치는 자국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통상적인 보호무역조치와는 방법도 목적도 다르다"라며 "우리는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국 경제의 핵심 경쟁력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제한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이는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높은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은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일본 의도가 거기 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일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우리는 과거 여러 차례 전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에도 어려움을 이겨낼 것이다"라며 "오히려 일본과의 제조업 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를 깨뜨려 우리 기업들은 일본의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입처를 다변화하거나 국산화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라고 '전화위복'을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과 30대 기업인들이 지난 10일 연 간담회에서 화학분야의 경우 러시아, 독일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부품산업 M&A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임을 경고해 둔다"라는 '경고장'도 날렸다.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드린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을 우리 경제의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는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라며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거지만 한편으론 기업이 이 상황을 자신감 있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지원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왕 추진해 오던 경제체질 개선노력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라며 "우린 어떤 경우에도 이 상황을 극복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력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키워온 것이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도전들을 이겨내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에 이르렀다"라며 "숱한 고비와 도전을 이겨온 건 언제나 국민의 힘이었다. 저와 정부는 변함없이 국민의 힘을 믿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도 당부드린다"라며 "지금의 경제상황을 엄중히 본다면 그럴수록 협력을 서둘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한다, 그것이야말로 정부와 우리 기업들이 엄중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당대표 회동을 포함해 대통령과의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라고 제안했다. 청와대도 이러한 제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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