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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0일 화요일

'사채왕' 통화에서 여당 정치인 이름이? "그놈 대통령 만들려고 내가…"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지검장, 윤핵관, 그리고… '사채왕 파일' 속 수상한 이름들

조아영·김보경·김연정·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 기사입력 2024.05.01. 05:01:09 최종수정 2024.05.01. 0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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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을 20(억 원)을 들여서 국회의원 만들면, 지가 100억 원어치 가져와. 이권으로 줘." -김상욱 통화녹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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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 김상욱(1972년생)은 공범과 통화하면서 자신의 정·관계 인맥을 자랑스럽게 늘어놨다. 검사 출신 정치인들, '윤핵관'으로 불린 현직 국회의원, 한 정당의 지역조직 실세 등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지난해 청구동새마을금고의 문을 닫게 만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그 배후에는 사채왕 김상욱 일당의 1500억 원대 불법대출 사건이 있었다. (☞ 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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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동새마을금고 전종남 전 상무와 무궁화신탁 김재민 전 대리 등 수많은 공범들이 사채왕 김상욱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김상욱은 "내가 밀어주는 정치인만 해도 한 30명 된다"며, 자신이 정·관계 인맥을 '꽉 잡고 있다'는 말로 공범들을 포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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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탐사그룹 셜록>은 김상욱과 공범 김재민의 통화녹음 파일 약 900건을 입수했다. 녹음파일 속에는 그저 허세로만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구체적인 증언들도 다수 들어 있었다. 아래에 인용한 대화는 모두 김상욱-김재민 통화녹음 파일에서 확인한 것들이다.

▲청구동새마을금고 1500억 원 불법대출의 주범 '사채왕' 김상욱 ⓒ셜록

"(전직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A, 내일 만나서 점심 먹는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무서운 곳이야. 깡패 두목들도 거기서 오줌 싸고…." -김상욱, 2023년 6월 22일 오후 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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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3일 김상욱은 검사 A와의 점심식사 자리에 공범 김재민을 데리고 간 것으로 보인다. 평소 김상욱은 김재민을 '조카'라 부르며 특별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검사 A는 ○○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지검 지검장까지 지냈다. 이후 검사 옷을 벗고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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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끼(A 지칭) 국회의원 (선거) 나가려고 회장님(김상욱 본인)을 만나는 거야. 이번 일 잘 해결하면 ‘스폰’ 해준다고 했어. 나 만나고 싶어서 환장한 놈인데 (그동안) 안 만나줬거든. 그런 놈들 알아두면 좋아. 웬만하면 다 봐주니까." -김상욱, 2023년 6월 22일 오후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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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과 공범 김재민은 지난해 6월 23일 전후로 검사 A와의 식사 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 6월 22일 밤, 김상욱은 서울 역삼동 ○○호텔 뒤편에 있는 고급 일식집에서 A와 만나기로 했다며 김재민에게 식당 주소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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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 "지금 (문자메시지로) 주소 갔을 것이다. 호텔 뒤편에 ○○일식이라고 있다고 하대. 거기서 맛있는 거 먹자."

김재민 : "시간은 그럼 언제쯤 만나시는 거예요?"

김상욱 : "12시야."

김재민 : "12시요? 제가 12시까지 갈게요."

-김상욱·김재민, 2023년 6월 22일 오후 10시 19분

▲'김상욱 파일'에는 검사 출신 정치인과 김상욱의 부적절한 만남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셜록

점심식사 약속 당일, 김재민은 ○○일식에 먼저 도착해 김상욱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욱은 "최고의 검사"를 만나는 자리에서 지켜야 할 것을 김재민에게 미리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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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애들이니까. 검사만 돼도 대단하다고 하잖아. 그중에서 최고의 검사를 만나니까 싸가지가 없지. 오늘 싸가지 없으면 회장님(김상욱 본인)이 욕해버릴 거고, (…) 중요한 얘기할 때는 알아서 조카(김재민)가 (자리를) 비켜주고." -김상욱, 2023년 6월 23일 오전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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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이후 통화에도, 그날의 만남이 실제로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 나흘 뒤인 6월 27일, 김상욱은 김재민에게, 다른 금융기관 직원을 포섭하는 데 자신과 A와의 관계를 이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대목에서 "한 번 봤으니까"라는 언급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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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름은 얘기하지 말고, '반부패·강력부장 만날 때 옆에 같이 나온 사람은 밥도 못 먹더라, 그 사람들도 회장님(김상욱 본인)에게 고개 숙이더라'고 얘기해라. (…) 겁주면서 회장님 능력을 말로 보여줘. (너는 A를) 한 번 봤으니까." -김상욱, 2023년 6월 27일 오후 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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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은 검사 A와의 인연이 상당히 깊고 오래된 것처럼 김재민에게 말했다. 심지어 A가 검찰 내부의 특정 수사 관련 자료를 자신에게 넘겼다는 발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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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그 사건을) 내사 진행한 지가 5년이 됐어. 그 자료가 나한테 싹 넘어왔어."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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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왕 김상욱의 전직 검사 인맥은 A 하나만이 아니다. 그는 검사 출신 변호사를 자신의 고문변호사로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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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문변호사 쓰라고 해. 검사장 출신인데 기가 막혀부러." -김상욱

"작은아빠(김상욱 본인)가 (김재민) 참고인 조사 받으러 갈 때 우리 고문변호사랑 ○○경찰서에다 전화해놓을라니까, 너는 걱정하지 말고."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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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은 검찰뿐만 아니라, 정치권에도 '줄'이 있다고 자랑했다. 김상욱은 이른바 '윤핵관'으로 통하는 국회의원 B와 친분이 있으며, 심지어 그의 돈을 본인이 '세탁'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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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를 쓰면 추적돼. 근데 네 삼촌(김상욱 본인)은 외국으로 보내버리거든. 스포츠 도박 하는 애들이 가져가, 그럼. 외국 은행에 돌리면 한국에 3일 만에 현금으로 들어오거든. 그럼 돈세탁이야. 뒤 봐주려면 돈이 필요할 거야."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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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은 국회의원 B와 또 다른 정치인 C 사이에서, '밀당'이라도 하는 듯 말했다. C는 A와 같은 검사 출신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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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하고 친하거든, 내가. B가 (정권) 실세잖아. 근데 이번 (22대 총선에서) 공천 못 받을 거야. 자기(B)는 그걸 몰라. 그래서 회장님(김상욱 본인)한테 도와달라고 하는데 (…) 작은아버지(김상욱 본인)가 더 이상 개입하게 되면 완전히 내가 C를 등지고 해야 되거든."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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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3일 통화 중에 나온 이야기. 실제로 B는 22대 총선에서 정당 공천을 받지 못햇다. 김상욱은 C를 성 없이 이름만 부르거나, 혹은 성만으로 "미스터 ○"이라 부르며 친밀함을 과시했다. C가 자신을 "형님"이라 부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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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가 안 그래도 회장님(김상욱 본인)한테 '형님 진짜 자기가 부탁하는데 총리 될 때까지만 (도와달라), 자기 형님이 움직이면 자살한다'고 했어. 그 정도로 회장님이 참 요주의 인물인가봐. 우리나라 경제를 흔들 정도로. 내가 (돈을) 잘못 줘버리면…. '미스터 ○'(C를 지칭)은 버리지 못하거든. 그놈 대통령 만들려고 내가 지금 이 XX을 떨고…." -김상욱

▲'김상욱 파일'에는 현직 국회의원과 여러 정치인들이 실명으로 언급된다. ⓒ셜록

정치자금 제공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정황이 들어 있는 발언도 있다. 한 정당의 지역조직에서 활동하는 D. 과거 지방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그는, 22대 총선에서 한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지원했으나 낙마하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지역 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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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김상욱은 그에게 '후불제'로 정치자금을 제공했다. 한 프로축구단의 이사를 맡고 있는 D가 선수단에게 먼저 쓴 금액을 사후에 보전해주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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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내가 돈 20억 원 줬는데, 국회의원 하나 키우기 진짜 힘들어. 이번에 ○○FC(프로축구단) 우승했다더라.(실제로는 리그 도중 1위에 오른 것. 기자 주.) 그래서 밥을 사야 한대. 하… 이 새끼(D를 지칭) 1000만 원 후원한 거(청구서) 보내놨네."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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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과 김재민의 통화녹음 파일에는 김상욱이 정치자금을 건넨 여러 정치인들의 실명이 언급된다. 하지만 김상욱은 모든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직접 드러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자신의 앞에 누군가를 "세우고",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로비를 진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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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D)하고 A하고, 앞에 누굴 세워놨지. 청구서 들어오면 돈 다 해줘." -김상욱

지난 5일 <셜록>은 사채왕 김상욱과 공범 김재민의 통화에서 만남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검사 출신 정치인 A를 찾아갔다. 당시 A는 국회의원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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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작년 6월에 김상욱 한번 만난 적 있으시죠? 서울 역삼동에 있는 ○○일식에서 한번 만났죠?"

A : "예예? 잘 기억이 안 나요."

기자 : "김상욱 회장 모르세요?"

A :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아요. 한 번인가 본 것 같기도 하고 딱 그 정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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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녹음 파일을 들려주며 질문했지만, A는 "한 번 본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을 바꿨고 이내 "저는 그 사람을 만나러 간 게 아니"라며 혼란스러운 답변을 반복했다. 김상욱에게 정치자금을 받은 적 있냐고 묻자, A는 "이 얘긴 그만 합시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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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A에게 먼저 전화가 왔다. "악의적 보도를 하면 강력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경고였다. 총선이 지나고 다시 A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의전을 받으며 차에서 내리는 사채왕 김상욱 ⓒ셜록

김상욱은 지난 16일 <셜록>과 한 전화 통화에서 "나도 피해자다, 불법대출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여러 번 다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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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기자가 문자메시지로 재차 취재 협조를 요청하자 김상욱은 "본인도 관련자들의 허위주장과 모함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그리고 만약 취재진이 자신을 찾아온다면 "건조물 침입 등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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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채왕 김상욱(1972년생)은 지난 23일 구속됐다. <셜록>이 보도를 시작한 지 6일 만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 청구동새마을금고 전종남 전 상무도 그와 함께 구속됐다. (☞관련기사 : 조폭 출신 사채업자이자 불법대출 주범 '사채왕' 김상욱 전격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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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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