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무기거래로 긴장 고조되면 중국도 도움되지 않는다”
- 김치관 기자
- 입력 2023.11.10 01:34
- 수정 2023.11.10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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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이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박진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2시께 외교부 17층 양자회담장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오후 3시 15분께 외교부 3층 대강당에서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지난 약 2년 8개월 만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에는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준표 북미국장, 김진동 양자경제외교국장, 이동열 장관특별보좌관 등이 배석했으며, 미측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 톰 설리번 부비서실장 등이 배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군사 장비를 러시아에 제공을 해서 이것이 우크라이의 침공에 활용되고 있고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위해서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런 군사적 지원에 대해서 우리들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해서 관찰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장관은 북러 협력 관련 중국의 역할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유럽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 동북아에서 러북 간 군사협력, 무기거래로 긴장이 고조된다면 중국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그러한 주변국의 우려와 국제사회 우려를 감안해서 위험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역할을 촉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중국은 북한과 독특한 관계이며 영향력이 있다”며 “북한이 이러한 위험한 행동에서 발을 떼도록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최근 들어 북러간 군사협력에 심각한 우려를 발신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중국 역할을 주문하고 나선 점이 이채롭다.
오는 11~17일 미국 샌프란치스코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한미일에 맞서는 북중러 연대를 경계해 중국과 러시아를 갈라놓으려는 구상으로 읽힌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에 있었던 왕이 외교부장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토론을 나눴다”고 확인하고 “중국에 대해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함께 공유하는 접근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40여 년 만의 전략핵 잠수함 기항, 전략폭격기에 최초 국내 착륙 등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양국은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미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탈북민들의 강제 북송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최근 힘을 쏟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
또한 북한이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데 사이버 해킹을 통한 가상화폐 탈취가 경제적 밑받침이 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인권 문제 이슈화와 더불어 이른바 ‘돈줄죄기’를 강조한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중동의 사태와 관련돼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해서 인도적인 지원을 신속하게 지급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한미일 3국 간의 북한 미사일 경보 데이터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다며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문하면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평화와통일여는사람들(평통사)는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분쟁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블링컨 장관의 방한을 규탄하다”면서 “미국이 진정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역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한푼어치라도 가지고 있다면 확장억제 강화가 아니라 폐기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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