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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6일 토요일

뜨거운 감자 ‘헌법재판관-헌재소장-대법원장’ 삼각함수 어떻게

뜨거운 감자 ‘헌법재판관-헌재소장-대법원장’ 삼각함수 어떻게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입력 : 2017.08.27 11:03:00

왼쪽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왼쪽부터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정치권의 ‘핫 코너’로 떠오른 사법부 수장 후보자 등의 국회 인준 문제가 갈수록 안갯속이다. 국회는 28일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31일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자는 이르면 9월 중 인사청문회 실시가 예상되지만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헌법재판관→헌재소장→대법원장 후보자 순으로 물고 물리는 ‘삼각함수’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사법부·헌재는 물론 여야의 운명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이수·이유정, 연계냐 분리냐 
당장 28일 시험대에 오르는 이 후보자는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 공히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경우 국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 ‘대통령 추천’ 재판관 후보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철회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이상 야당이 쓸만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 당초 청문회 개최 자체를 반대하던 야3당이 전향적으로 지난 21일 청문회 일정을 잡은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후보자 지명의 부당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라도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한국당 소속)라는 것이다. 
이로부터 사흘 뒤 실시되는 김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안 표결에는 문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 여부가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8일 인사청문회를 마친 이후 장기 표류 중인 김 후보자 인준안의 ‘캐스팅 보트’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 표결 당시와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이유정-김이수 분리 대응’을 공식 입장으로 정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민의당 개별 의원들의 반대 입장이 강화될 소지도 있다. 
국민의당이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었음에도 지난 석 달 동안 인준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여야 관계가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 입장에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찬성(더불어민주당·정의당)과 반대(한국당·바른정당) 입장이 명확히 나뉘는 김 후보자 인준안이 만약 부결된다면, 이후 벌어질 헌재소장 장기 공석 사태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이 책임론에 시달릴 개연성이 크다. 반대로 새로 꾸려진 국민의당 지도부의 노선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수도 있다. 
뜨거운 감자 ‘헌법재판관-헌재소장-대법원장’ 삼각함수 어떻게
■보수야당 ‘이념 대결 프레임’ 통할까 
김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해서도 골머리를 앓는 쪽은 국민의당이다. 한국당은 김 지명자 지명을 계기로 “사법부의 신 적폐” “사법쿠데타” 같은 표현으로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고, 바른정당도 “코드 단결” “사법부 장악 우려”라는 등 이에 못지 않은 반발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찬성도, 반대도 아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 소속 법사위원·법조인 출신 의원들은 지난 25일 회동에서 의견을 나눴지만 “인사청문 과정을 통해 평가하고 결정하겠다”는 원론만 확인했다. 대법원장 적격성 자체를 고민하기보다는 여권과 보수 야당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출소 직후 민주당에서 ‘사법적폐’ 언급이 나오자,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김 지명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한 것도 국민의당 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또 다른 변수는 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 등 인준 과정은 헌법재판관·헌재소장 인사가 정리된 이후라는 점이다. 앞선 두 후보자가 무난히 통과될 경우 야당으로서는 ‘3전 전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파상적인 검증 공세를 벌일 수 있다. 방송법 개정안 논란 등 다른 소재로 정기국회에서 여야 공방이 격해질 가능성도 커 대법원장 임명까지는 ‘산 넘어 산’이 예상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8271103001&code=910100#csidx6cfaf92125c9ae0a099215ed8e896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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