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31] ‘~데’와 ‘~대’의 구별
계절이 돌아가는 길목에는 항상 행사가 많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해까지 바뀌는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오라는 곳이 제법 많다. 문학 밭에서 40년을 넘게 놀았으니 문학 행사도 무지하게 많다. 특히 시 문학·시 낭송·각종 문학 단체 특강 등이 있다. 어느 문학상 시상식장에 가서 문학상 받은 작품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하던 데로 하세요”라고 쓰여 있어서 문장을 차분히 읽어 보았다. 결국 오타가 난 것이었다. 다만 그것이 오타인 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던 대로 하세요”라고 해야 맞는다. ‘~데’는 ‘1.임의의 장소를 나타내는 말 2.일반적인 어떤 상황이나 특정한 경우를 나타내는 말 3.앞에서 말한 바로 그 일이나 그 사실을 나타내는 말’을 이른다.
‘~대로’라고 해야 ‘모양이나 상황 등이 바뀌지 않고 본래 있던 그대로’의 뜻이다. 흔히 틀리기 쉬운 부분이지만 ‘~는데’와 ‘~는대’는 구별해야 한다. ‘~는대’는 ‘~는다고 해’의 준말로 쓰이기도 한다. “이 책을 언제 읽는대?” “철수는 그곳에 안 가고 여기 있는대”와 같이 쓰기도 한다. 한편 ‘~는데’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너는 왜 거기에 있니?”와 같이 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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