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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6일 금요일

끌려나간 카이스트 졸업생 "'R&D예산 복원' 외쳤더니, 학위복 입은 경호원이..."

 


[스팟인터뷰] A씨 "경고 없이 입 막고 팔다리 들려"...총학 "대통령과 거리 상당, 과도한 대응 유감"
24.02.16 18:13l최종 업데이트 24.02.16 18:15l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대통령에 항의하다 입 틀어막힌 KAIST 졸업생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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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마디 경고도 없이 제지당해 놀랐습니다."

16일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졸업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던 대학원 졸업생 A씨가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간 후 전한 말이다.

<오마이뉴스>는 경찰서에서 조사 대기 중인 A씨와 5분 가량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오래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현재 경찰서에서 조사 대기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준비해 간) 피켓을 빼앗기고 발언을 제지당하는 것까지는 예상했지만 한 마디 말(사전 경고)도 없이 팔과 다리를 들려 놀랐다"고 했다. 아래 A씨와 나눈 대화다.
연행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오늘 국무총리가 (졸업식에) 온다'는 얘기를 들었고,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라는 피켓을 제작해서 졸업식장에 갔습니다. 윤 대통령이 온다는 사실은 현장에서 알게 됐어요. 만들어온 피켓을 들어 올리고 일어나서 'R&D 예산 복원하라'고 외쳤는데,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한테 제지받았어요. 피켓을 뺏겼고, 입을 막혔고, 팔다리가 들렸어요. (경호원들이) 저를 졸업식장 건물 안에 있는 다른 방으로 이동시키더라고요."

-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

"옮겨진 방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법을 위반했으니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지금은 경찰서에 와서 조사 대기하고 있습니다."

- 영상을 보면 학위복을 입은 사람들한테 끌려가던데.

"그분들이 경호원이라는 사실을 처음엔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끌려) 나온 다음에 그분들(학위복 입은 사람들)이 경호원 복장을 한 사람들이랑 이야기 나누는 걸 보고서야 알았어요."

- 지금 심정이 어떤가.

"피켓을 뺏기고 발언을 제지당하는 것까지는 예상했는데, 팔과 다리를 들려서 그렇게 한 마디 말도 없이 끌어내 놀랐습니다. 말로 좋게 (경고)하면 나갈 수도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끌려 나가서 당황스러워요."

대학원 총학 "대통령과 거리 상당했는데... 과도한 대응에 유감"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졸업식은 졸업생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행사다. 과도한 대응에 유감"이라며 "A씨의 행동이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지도 않았고 단순히 발언한 것이었다. 또 윤 대통령과의 거리도 상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연구 기간이 긴 과제들이 조기 종료되고, 연구를 지속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 학교 특성상 그런 연구를 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A씨의 발언은 대학원생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경호 안전 확보차 분리 조치" 해명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 학부모 등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KAIST 학위수여식 참석자 향해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졸업생, 학부모 등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2.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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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 입장문을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참석한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소란이 있었다"며 "대통령 경호처는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도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 경호처에 의해 같은 방식으로 퇴장당하기도 했다.

 

태그:#카이스트#카이스트졸업생#윤석열대통령#경호원#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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