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66] ‘홑몸과 홀몸
우리말에는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말도 많다. 특히 젊은이들은 축약어를 많이 쓰고 유사한 발음으로 본말을 대신하는 유행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러 틀리게 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때가 많다. “당연하지”를 “당근이지”라고 하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오늘은 ‘홀몸’과 ‘홑몸’에 관해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홑몸은 ‘임신하지 않은 몸’을 말한다. “요즘 나 홀몸이 아니야”라고 하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이것은 ‘홑몸’을 잘못 쓴 것이다. 그래서 “홑몸이 아니니 조신하게 처신하거라”와 같이 쓰는 것이 맞다. “아내는 홑몸이 아니어서 행사에 참석할 수 없습니다”와 같이 ‘임신’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홀몸은 “1. 혼기가 넘었거나 한 번 결혼한 사람으로서 배우자가 없는 사람 2. 피붙이가 없어 혼자인 사람”을 말한다. “고아인 그는 이제까지 홀몸으로 세상과 싸우며 살아왔다” 혹은 “어머니께서는 홀몸으로 우리 형제들을 교육시키시느라 온갖 고생을 하셨다”와 같이 쓴다. 이럴 경우에는 ‘혼자 사는 사람’으로 기억하는 것이 쉽다.
‘임신’은 ‘홑’, ‘혼자 사는 것’은 ‘홀’이라고 머리 속에 입력해 두자.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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