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출석 1시간 연기
수사관에겐 “가해자가 피해자를 조사하냐”
2차 출석 요구에 “건강권 보장과 방어권 준비에 부족한 시한”

내란특검 대면조사를 마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내란·외환특검 대면조사를 마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내란·외환 수괴 윤석열이 특검 수사 과정에서 출석 시간 미루기, 비공개 수사, 수사 담당 거부 등으로 어깃장을 놓고 있다. 1차 수사 후 기자가 “본인이 검사 시절에 수사 담당 변경 요청이 있으면 받아들이셨겠냐?”고 묻자 윤석열은 급히 자리를 피했다. 수사 과정에서 특권을 요구하고 소송 남발로 지연 전략을 쓰는 윤석열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출석 시간 늦추기, 비공개 출석 요구

지난 25일, 내란·외환 혐의로 특검이 윤석열을 대상으로 청구한 체포영장을 법원 기각했다. 법원은 윤석열이 수사에 출석할 의사를 표현했다며 체포영장 발부 이유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윤석열에게 6월 28일 오전 9시까지 자진 출석할 것을 요구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특검팀은 또한 출석에 불응할 시 추가 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특검이 제시한 6월 28일 오전 9시 출석 요구에 조건을 걸었다. 오전 9시는 부적절하다며 1시간 늦춘 오전 10시 출석을 요구했고, 지하 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특검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윤석열 측은 비공개 출석을 허용하지 않으면 출석하지 않겠다고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은 일부 동선 조정만 허용하고 지하 주차장 출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사관 교체 요구로 3시간 수사 지연

28일 오전 10시 14분, 윤석열은 내란·외환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은 불법 계엄 문건 작성 지시와 군 수뇌부에 사전 보고 여부 등을 두고 오전 수사를 진행했다. 윤석열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수사를 마친 특검은 오후 1시 30분부터 2차 신문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윤석열은 점심 식사 후 박창환 총경을 지목해 “불법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던 인물”며 수사관 교체를 요구했다. 또한 “박창환 총경이 자신을 체포하려 했던 인물”이라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수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수사가 3시간 가량 지연됐다.

연이은 일정 변경 요청… ‘시간 끌기’ 논란

특검은 28일 1차 수사 직후, 수사 공백 최소화와 핵심 쟁점 보완을 이유로 6월 30일 오전 9시 재출석을 통보했다. 윤석열 측은 건강권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7월 3일 이후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하루 늦춘 7월 1일 오전 9시로 다시 출석을 통보했지만, 윤석열 측은 7월 3일을 재차 요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출석 일정 결정 권한은 특검에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 요구 불응 시 강제수사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열은 비공개 출석, 수사관 교체,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수사 무력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지영 특검보는 6월 30일 공식 브리핑에서 “수사관 교체와 수사 지연이 수사 방해 혐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윤석열의 몽니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석열, 구속수사해야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민을 기만한 꼼수 출석이고 또 하나의 쇼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구속만이 답”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검은 즉각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이제는 단호하게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군대를 동원해 내란·외환의 죄를 범하고도 뻔뻔하다“며 ”특검 90일만 피하면 될 거라는 생각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외환 특검은 조사를 거부하는 윤석열을 당장 체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은 이미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국민 모욕일 뿐이다. 특검은 즉각 구속수사로 전환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경준 기자